국장 전결로 처리된 대형 개발사업...시장·인수위·의회 논의 없이 허가 논란재정·기반시설 문제로 제동 걸렸던 사업, 권력교체기 전격 승인...“행정 과정 낱낱이 밝혀야”
  • ▲ 포항시청·포항시의회 전경.ⓒ뉴데일리
    ▲ 포항시청·포항시의회 전경.ⓒ뉴데일리
    총사업비 1070억원 규모의 ‘오렌지 구룡포GC’ 개발행위허가가 신임 포항시장 취임을 불과 나흘 앞두고 전격 처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포항시의 인허가 행정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민선9기 출범을 앞둔 행정 공백기에 대규모 개발사업이 국장 전결로 허가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허가 시점과 결재 과정, 관련 부서의 검토 내용 등을 둘러싼 각종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사업은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병포리 일원에 대중형 18홀 규모의 골프장과 150실 규모의 관광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체 사업 면적은 약 110만㎡, 사업비는 107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문제는 사업의 규모뿐만이 아니다.

    해당 부지는 과거 채석장 부지를 산업단지로 개발하려는 계획이 추진됐지만 사업이 무산된 곳이다. 이후 골프장 개발사업으로 방향이 전환되면서 대규모 토지 개발이 추진됐다.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형 개발사업인 만큼 인허가 과정에서 도시계획과 기반시설, 교통, 환경, 재정 부담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전임 시장 재임 당시 사업의 재정 건전성과 기반시설 확보 문제 등이 거론되며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 교체를 불과 나흘 앞둔 시점에 허가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행정 처리의 적정성을 둘러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당시 신임 시장 당선인과 인수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던 시점이었던 만큼, 민선9기 출범을 앞두고 대규모 개발사업의 최종 허가가 이뤄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대규모 개발사업의 경우 인허가 과정에서 여러 행정 절차와 부서 협의가 이뤄지는 만큼, 이번 사안 역시 누가 어떤 기준으로 사업성을 판단했고, 어떤 검토를 거쳐 최종 허가를 결정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국장 전결로 허가가 가능했던 법적·행정적 근거가 무엇인지, 당시 담당 부서가 제출한 검토 의견은 무엇이었는지, 기반시설 확보와 재정 부담 문제는 어떻게 검토됐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권력 교체기에 대형 개발사업의 인허가가 이뤄진 만큼 단순히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만으로는 시민들의 의문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물론 국장 전결 자체가 곧바로 위법이나 특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관련 법령과 포항시 사무전결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됐다면 행정적 권한 행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허가 시점이 왜 민선9기 출범 직전이었는지, 이전에 제기됐던 사업성 및 기반시설 문제는 어떻게 해소됐는지, 담당 공무원들의 검토 과정은 적정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이번 논란의 핵심은 허가 자체보다도 인허가 과정의 투명성과 행정적 판단의 적정성에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포항시가 관련 인허가 서류와 검토 과정, 결재 라인, 관련 부서 협의 내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필요할 경우 포항시의회 차원의 행정사무조사나 감사 등을 통해 인허가 과정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포항시 역시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발사업 허가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행정에 대한 시민 신뢰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사실관계 확인과 설명에 나설 필요가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의 인허가권은 시민을 대신해 지방정부가 행사하는 공적 권한이다.

    따라서 시장 교체라는 민감한 시기에 1070억원 규모 사업의 허가가 이뤄진 만큼, ‘왜 하필 그때였는가’라는 시민들의 의문에 포항시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답하느냐가 이번 논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구룡포GC 개발사업의 성패를 넘어 포항시 행정이 개발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한 원칙을 지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