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자주성·도덕성 훼손”...골프 회동·쟁의정보 유출·7천명 직고용 사전인지 의혹 제기오는 21일 파업 종료 직후 전원 사퇴 예고...10월 위원장 선거 앞두고 노조 내부 갈등 격화
  • ▲ 포스코사기 전경.ⓒ포스코
    ▲ 포스코사기 전경.ⓒ포스코
    포스코노동조합이 사측과의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2차 부분파업에 돌입한 첫날, 집행부 핵심 간부 13명이 전격적으로 집단 사퇴를 선언했다.

    파업 전선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에 지도부 내부에서 공개적인 이탈과 폭로가 터지면서 포스코노조가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다.

    포스코노조 포항·광양지부 실무 간부 13명은 16일 성명을 내고 “오는 21일 120시간 2차 부분파업을 마치는 즉시 집행부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퇴 이유로 현 지도부의 의사결정 과정과 대외 관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위원장과 회사 측 고위 관계자의 사적 골프 회동, 파업 대상 정보가 사측에 전달됐다는 의혹, 협력사 직원 7천명 직고용 계획을 노조 지도부가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 등을 잇달아 제기했다.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위원장의 회사 측 고위 관계자와의 골프 회동이다.

    사퇴 간부들은 지난 7월 임금교섭 결렬을 앞두고 위원장이 회사 측 교섭 책임자인 경영지원본부장과 골프를 함께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노조가 사측과의 접촉을 자제하도록 내부 행동지침을 내린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위원장은 이후 해당 만남에 대해 대학 노동대학원 원우회 활동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간부들은 당시 회사 측 관계자 등이 추가로 참석했다며 해명의 진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쟁의 과정에서의 정보 관리 문제도 내부 갈등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간부들은 지난 9~10일 진행된 1차 부분파업에서 사측이 노조의 파업 대상과 대응 계획을 미리 파악한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노조 내부에서도 제한적으로 관리하던 쟁의 관련 정보가 외부로 흘러나갔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확한 유출 경위와 책임 소재를 공개적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협력사 직원 7천명 직고용 문제 역시 새로운 논란으로 번졌다.

    사퇴 간부들은 대법원 판결에 따른 직고용과 관련해 회사가 공식 발표하기 전 노조 지도부가 시행 시기 등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회사 발표 이후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시했지만, 실제로 언제부터 관련 내용을 인지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퇴 간부들은 현 지도부를 향해 관련 자료와 경위를 조합원들에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다음 달 예정된 포스코노조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불거졌다는 점에서 노조 내부의 정치적 파장도 커지고 있다.

    현 집행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차기 지도부 선출을 둘러싼 내부 경쟁까지 겹치면서 이번 집단 사퇴가 향후 선거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다만 집단 사퇴와 함께 제기된 각종 의혹은 현재 사퇴 간부들의 주장 단계인 만큼 사실관계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사퇴 간부들은 ▲위원장과 회사 측 관계자의 골프 회동 경위 ▲동석자와 비용 처리 내역 ▲노조와 회사 간 별도 합의 여부 ▲1차 파업 정보 유출 경위 ▲7천명 직고용 계획에 대한 지도부의 사전 인지 시점 등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파업 자체는 조합원과의 약속인 만큼 21일까지 끝까지 참여하겠다”며 “파업이 종료되는 즉시 집행부 직책에서 물러나 제기된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차 부분파업과 집행부 집단 사퇴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포스코노조 내부 갈등은 이제 단순한 지도부 비판을 넘어 조직의 신뢰와 향후 지도체제까지 흔드는 국면으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