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짠·매운맛’에서 벗어나…영양의 맛에 반하다!!
  • ▲ 장계향 문화체험교육원 전경.ⓒ영양군
    ▲ 장계향 문화체험교육원 전경.ⓒ영양군

    [기고] 장계향 문화체험교육원을 다녀와서…

    매주 금요일 밤에 TV에서는 4명의 배우들이 스페인의 섬마을 가라치코에서 작은 한식당을 꾸려가며 겪는 일상을 만날 수 있었다. 서툴지만 정성껏 마련한 나름의 음식을 무기로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는 프로그램, 바로 ‘윤식당’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윤여정과 정유미라는 배우가 짧은 요리 경력에도 가라치코를 방문하거나 거주하는 이국인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는 한식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새삼 한식의 달라진 위상이며 그 격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지구반대편에 있는 곳에서 과연 한식으로 매력을 발산 할 수 있겠느냐는 지극히 단순한 의문에 대한 해답은 ‘윤식당’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반응에서 생각보다는 한식이 많이 대중화되어 있다는 것을 방송을 통해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고추장이나 김치를 찾는 손님이나 서툰 젓가락질을 하며 잡채나 비빔밥을 먹는 외국인의 모습에서 한식이 결코 세계화를 하는 데에는 큰 장애가 되는 요소가 없어 보일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한류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그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 가요, 영화, 음식, 의류, 가전제품, 온라인 게임, 홈쇼핑 등 한국과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한 선호하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거대한 힘의 한 축으로 음식의 한류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형태는 궁중식과 반가 음식, 향토 음식, 길거리 음식 등의 다양한 모습의 우리 음식이 알려지고 즐기고 있는 것을 우리는 멀지 않은 곳에서 낯설지 않게 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한류를 있게 하는 현재의 음식들의 뿌리는 어떤 모습일까? 과연 옛날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라는 원초적인 궁금증이 말이다.
    내가 살고 있는 영양이 ‘한식의 뿌리’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여전히 많이 있지 않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 이것이 한식의 뿌리인 것이다.

    340여 년 전 경북 영양에 살았던 사대부가(士大夫家)의 부인인 장계향(1598~1680) 선생이 후손을 위해서 집필한 최초의 한글 조리서로서 조선 중․후기 양반가의 식생활과 문화를 기록한 전통음식 연구의 지침서이자 교본이며, 아시아에서 여성에 의해 집필된 가장 오래된 조리서이다. 즉, 17세기 조선의 음식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조리서의 탄생지인 것이다. 최초의 전문음식의 조리저장발효에 관한 책으로 146가지의 국수, 고기요리 및 술 빚는 법 등을 기록한 전통음식의 뿌리 원류를 담고 있는 책으로 현재 한식의 뿌리인 것이다.

    그동안 영양군에서는 체험관 건립, 조리법 개발과 전문 인력 육성, 푸드 스쿨 강좌 개설 등을 통해 음식디미방의 명품화와 세계화에 노력하여 왔다. 음식디미방이라는 좋은 콘텐츠를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충실하며 명실상부하게 영양을 알릴 수 있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2~3번 정도 맛본 음식디미방의 음식은 현재의 단짠(달고 짠맛)에 길들여 진 나에게는 생소하고도 낯선, 어쩌면 이국적인 맛으로 느껴진다. 그럼에도 음식을 맛 본 후 집에 돌아오고 나면 생각나는 이유는 음식의 본연의 맛을 기억하는 미각 탓도 있겠지만, 영양이 주는 전통의 맛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400여 시공간을 초월한 음식의 공유가 가져다주는 미묘한 맛의 즐거움을 나 혼자가 아닌 나의 가족, 지인 그리고 영양을 알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음식디미방의 음식으로 교육하며 실습하는 체험뿐만 아니라 장계향 선생의 정신을 통한 전통예절도 배워볼 수 있도록 이 모든 것을 하나의 공간에 담아낸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이 4월 10일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에서 개원을 한다.

    윤식당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낯선 외국인에게 친근히 다가갈 수 있는 한식의 모습처럼 아직은 생소해 보이는 음식디미방의 음식이 어느 순간이 되면 친근하게 우리 곁에 있는 그 모습이 사뭇 기대가 된다. 4월 따스한 봄볕에 기대어 영양의 맛을 느끼러 이곳 영양을 한번 와 보는 것은 어떠할지 감히 추천해 본다.  <영양군 공보계 우태우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