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IT학생 제작 지진계-안내시스템 통한 즉각 대피 유도…내년 첫 도입
  • POSTECH이 창의IT융합공학과 학부과정 송영운, 한상혁씨와 함께 개발한 지진계와 메세지 시스템.ⓒ포스텍
    ▲ POSTECH이 창의IT융합공학과 학부과정 송영운, 한상혁씨와 함께 개발한 지진계와 메세지 시스템.ⓒ포스텍

    POSTECH은 포항 지진 이후 진도 2(II) 이상의 지진을 감지할 수 있는 POSTECH 지진 관측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POSTECH은 그동안 지진 대피 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한편으로, 지진 대피 안내 시스템 마련에 고심을 해왔다.

    대학관계자는 이런 시스템에는 지진계 등이 필요해 1억 원이 넘는 초기 비용과 많은 관리비가 많이 드는데다 지진 정보와 대피 매뉴얼을 즉각 전달하는 시스템까지 기관이 직접 구축하기는 힘든 실정을 겪어왔다.

    그러던 중에 대학에 기상 관측 장치를 설치해 주변 지역의 기상 상태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POSTECH 창공 기상대’를 개발한 두 학생들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은 포항 지진 당시 규모와 진도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직접 느끼면서 이 프로젝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 포항 지진은 리히터 규모는 5.4였지만 지진 진원의 깊이가 7km로 깊지 않아서 실제 포항 시민들이 느낀 진도는 VII(7)으로 예상된다고 기상청이 밝히기도 했다.

    규모와 진도가 다른 이유는 규모는 지진의 절대적인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이고, 진도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사람이 진동을 느끼는 정도를 말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실제로 느낀 진도와 규모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기상청의 재난문자는 지진의 규모만 알려주고 있어 실제로 대피에 필요한 정보는 얻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학생들은 시중에 나와 있는 지진계는 사람이 느낄 수 없는 미소 지진이나 지구 반대쪽에서 일어나는 지진까지 모두 감지하기 때문에 고가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이처럼 정밀한 지진계는 필요없으며, 지진의 절대적인 규모보다는 현재 위치의 진도가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진도 II 이상의 지진을 감지할 수 있는 POSTECH 지진 관측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지진계는 인터넷 랜선으로 시간과 전원을 공급받고, 전원 공급이 차단되더라도 10시간 까지는 지진을 관측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간단한 원리로 제작된 이 지진계는 지진 발생 시, 감지한 진도를 바탕으로 1초 안에 지진 발생 경보를 발생시켜 대학 차원의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며, 구성원들에게 대피 문자 메시지, 혹은 메일도 즉시 전송할 수 있다.

    송영운 학생은 “대학 안전팀의 시스템과 연계하면, 진도에 맞추어 훨씬 빠르고 정확한 대피정보를 즉각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지진 관측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최대한 빨리 대피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메시지 시스템을 시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를 학생들에게 처음 제안한 안전팀 신규호 씨도 “빠르면 2019년 상반기 이전에 대학 전체에 대피시스템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학구성원들이 정서적 안정감을 가지고 교육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POSTECH은 창의IT융합공학과 학부과정 송영운, 한상혁 씨와 함께 지진 발생과 동시에 학교 내에서 감지되는 진도를 정확히 파악한 후 일정 진도 이상의 경우 대피하라는 문자를 자동 발송하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오는 11월 24일 치러질 POSTECH 면접고사장에 시범적으로 설치, 운영하고, 이후 여러 차례의 시범운영을 거쳐 2019년에는 모든 시스템의 구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