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문제일 교수 연구팀,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의 주요 증상인 부분 후각상실의 원인 규명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특이적 조기선별 지표로서의 활용 위한 새로운 접근법 제시
  • ▲ (왼쪽부터) DGIST 뇌‧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 손고운 석박통합과정생.ⓒDGIST
    ▲ (왼쪽부터) DGIST 뇌‧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 손고운 석박통합과정생.ⓒDGIST

    DGIST(총장 국양) 뇌‧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 모델 생쥐를 통해 알츠하이머 초기 후각상실이 특정 냄새에 대한 부분적인 후각상실임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그 원인이 대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가 아닌 후각신경계에서 유래됐단 사실도 함께 규명해, 향후 부분 후각상실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조기선별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만 60세 이상 인구 중 치매환자는 약 82만 명이다. 그 중 70%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는데, 대다수는 경도인지장애를 포함한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 단계부터 후각 기능 저하를 경험한다.

    이처럼 발병 초기부터 부분 후각상실을 겪지만 아직은 그 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초기, 냄새 감지 기능 저하의 원인이 특정 냄새를 감지·처리하는 후각신경계와 후각신경세포의 부분 사멸임을 밝혔다. 이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후각 기능 이상이 대뇌 영역 손실에 따른 부수적 병증의 하나로 여겨졌던 기존 개념과는 다르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후각 구조 및 기능 이상이 후각 조직 내부의 병변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규명하고 이를 실제 동물 행동으로 검증했다.

    이번 연구는 후각신경계의 부분적인 이상이 실제 후각 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관련된 메커니즘을 규명하고자 시작됐다.

    연구팀은 동물 후각감지 테스트를 고안, 동물들이 여러 냄새 중 특정 냄새에 대해서만 후각상실을 보이는 것을 행동학적 실험을 통해 관찰했고, 후각신경세포 반응 저하를 생리학적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해당 동물의 후각신경계 영역 중 ‘외측 비갑개로부터 배쪽 후각구 영역’에서 알츠하이머 치매의 대표 병변인 베타아밀로이드의 축적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

    한발 더나아가 연구팀은 후각구의 신경연결부위를 지도화하고 수치를 부여하는 새로운 분석법을 통해 치매 초기에 후각신경세포의 퇴화와 재생이 반복되는 비율이 무너지면서 축적된 베타아밀로이드가 후각신경세포 소실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대뇌가 손상돼 후각신경계가 소실되는 것이 아닌, 질병 초기부터 병변이 축척돼 후각기능이 소실 될 수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향후 부분 후각상실을 활용한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혹은 위험군의 조기선별 후각테스트나 진단법 개발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DGIST 뇌‧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는 “이번 동물을 이용한 연구는 향후 퇴행성 뇌질환 진행 초기에 후각신경계와 중추신경계간의 연관성 규명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실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후각신경계에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한다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군 조기선별 기술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교육부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에는 DGIST 뇌·인지과학전공 손고운 석박통합과정생, 유승준 박사(현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大 스테인부시(Harry W. Steinbusch) 교수, 가천대 장근아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임상신경학 분야 상위 10% 학술지인 ‘알츠하이머 리서치 앤 테라피(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1월 4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