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페놀유출사고 30년 호소문 “정부의 취수원 이전 해결 촉구”

권영진 대구시장이 16일 대구시청에서 페놀유출사고 30년을 맞아 ‘정부와 시·도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정부의 취수원 이전 문제 해결과 구미시민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이날 권 시장은 “오늘은 낙동강 페놀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30년이 되는 날이다. 먼저 30년이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대구시민의 염원인 안전한 취수원 확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걱정을 드리고 있는 것에 대해 시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운을 뗐다.

그는 “1991년 3월의 봄은 우리 대구시민들에게 기억하기 싫은 아픔으로 남아있다. 우리 대구시민은 페놀에 오염된 수돗물의 엄청난 악취에 시달려야만 했고, 전 세대의 수도관이 오염되는 등 갑작스러운 수질사고로 인해 대구는 큰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야만 했다. 그 해 봄 2차례에 걸친 구미산단 페놀유출사고는 수질환경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후 자연환경보전법 제정 등 환경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새로운 인식과 대응을 낳는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시는 그동안 안전한 수돗물 공급과 낙동강 및 주변하천의 수질 개선에 시의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해왔다”며 “국내 최초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하고, 낙동강 상류지역에 수질감시망을 운영하고 있다. 원수 및 정수에 대한 검사항목도 국내 최다 수준인 300여개 항목에 대해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금호강의 BOD 수질등급이 1991년 29.3ppm에서 2020년 2.3ppm으로 6등급 수질에서 2등급 수질로 크게 개선됐다. 우리 대구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물기술인증원의 유치를 통해 물의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세계적인 물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은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작 근원적 문제인 안전한 취수원의 확보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2018년 과불화화합물 사태와 같은 수질사고가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오늘 페놀유출사고 30년을 맞으면서 우리는 이제 과거의 불신과 오해를 벗어던지고 상생협력을 통해 더 큰 미래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 지금 대구와 경북이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해 행정통합이라는 장대한 길을 걷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물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숙원”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대구시는 정부를 향해 대구 취수원 문제를 지역 간 갈등이라고 치부하며 수수방관하지 말고 문제해결의 전면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권 시장은 “구미시민이 요구하는 사항들이 주무부처인 환경부뿐만 아니라 국토부, 농림부, 산자부 등 여러 부처에 연관돼 있는 만큼 관련 부처와 구미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해 하나된 해결방안을 구미 시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시장은 구미시민을 향해서도 “이제는 취수원 공동이용에 대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지난 30년간 이어온 먹는 물 문제는 누구만의 잘못과 책임이 아니라 양 지역 간의 상생의지와 문제해결을 위한 공감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소중한 자산인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이제는 양 지역의 물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이제 남은 것은 상호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한 대승적 결단이다”며 구미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이해와 배려를 간곡히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