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행정부시장 사표 수리, 총선 출마 기정사실화? 득보다 실 업고 시작·책임감 느껴야
  • ▲ 대구경북본부 이지연 기자ⓒ뉴데일리 대구·경북본부 DB
    ▲ 대구경북본부 이지연 기자ⓒ뉴데일리 대구·경북본부 DB

    “정치인의 덕목은 열정, 책임감, 균형 감각이다.”

    “열정은 대의에 대한 우리의 책임의식을 일깨우는 열정이라야 하며 더 나아가 이런 책임의식이 우리의 행동을 주도하도록 만드는 열정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균형 감각이다. 균형 감각은 내적 집중과 평정 속에서 현실을 관조할 수 있는 능력, 즉 사물과 사람에 대해 거리를 둘 수 있는 능력이다.”

    막스 베버의 1919년 뮌헨대학 강연을 묶은 책인 ‘직업으로서의 정치(또는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정치가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대표 저서다. 책에서 베버는 정치를 ‘직업’ 또는 ‘소명’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4.15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일주일 여 남겨놓고 그동안 출마설만 무성하던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의 사표가 9일 수리되면서 드디어 총선 출마로 가닥이 잡혔다.

    자신의 출마 관련 기사에 ‘부당함’을 주장했던 때와 달리 아무래도 이번에는 출마에 마음을 굳힌 모양이다.

    그간 이 전 부시장의 최근 행보를 두고 하마평이 무성했다. 심지어 “정치 그렇게 시작하면 안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던 상황에서 이번 총선 출사표는 아무래도 득보다 실을 업고 가는 모양새다.

    그도그럴것이 대구시 행정부시장 입성 때부터 ‘총선’ 출마를 위한 전 행보쯤으로 여기는 이들이 상당수였기 때문에 이 전 부시장의 총선 출마는 유력했다.

    임명 당시부터 꾸준히 총선 후보자로 타천되며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비쳐졌다.

    뚜렷하지 않은 정치색으로 한국당과 민주당 양당 러브콜을 받을 만큼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 총선 이후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향후 정권을 잡게 될 당에 따라 총선 출마를 고려하겠다는 셈법도 숨어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후 다른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3선을 포기할 경우 시장직 도전도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각종 설만 무성하던 이 전 부시장이 보인 최근까지의 행보는 논란을 낳기 충분해 보인다.

    각종 언론을 통해 출마·불출마 사이를 오락가락하던 그의 입장과 달리 대구시 각종 행사에 얼굴을 비추며 정치 행보를 이어갔다. 물론 부시장으로서의 책무였기도 하지만 총선 출마 유력자임을 모르는 이도 적지 않아 곱게 보는 시선일 리 없는 것은 본인도 알 터.

    소위 ‘간 보기’에 열중했던 그의 행보가 막스 베버가 강조했던 ‘책임’으로 봐야할지 ‘균형 감각’으로 봐야할지 헷갈릴 정도다. 그의 ‘열정’에 대해서도 의문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