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숭실대·KISTI 공동연구팀, 논문 4천만 건 분석…출판사 인용 카르텔 최초로 밝혀
  • ▲ 부실 학술지와 출판사는 연구자와 지원기관, 출판사로 이어진 시스템의 허점을 노려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포스텍
    ▲ 부실 학술지와 출판사는 연구자와 지원기관, 출판사로 이어진 시스템의 허점을 노려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포스텍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산업경영공학과·물리학과 정우성 교수·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 연구소 유택호 박사와 숭실대 AI융합학부 윤진혁 교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박진서·이준영 박사 공동연구팀은 4000만 건의 학술논문을 분석해 출판사 내부의 조직적 인용 카르텔을 최초로 밝혔다.

    연구 결과, 부실 학술지는 정상치보다 최대 1천배까지 인용을 부풀리고 있었다. 특히, 부실 학술지의 전체 인용 중 20%가 같은 출판사에서 이뤄졌다. 논문을 많이 내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존의 양적 평가에서는 언제나 부실 학술지의 유혹이 있다. 

    의도적으로 부실 학술지를 이용해 성과를 부풀리는 연구자도 있지만 상당수 학자는 부실 학술지임을 알지 못하며 이득을 취하지도 않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오히려 교묘한 광고에 속은 피해자일 수 있다는 것이다.

    POSTECH 정우성 교수는 “일부 나쁜 학자들이 전체 시스템을 흔들고 있다”며 “선량한 다수의 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부실 학술지와 출판사를 선별하고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질적 평가로 분류하는 인용 지수(Impact factor) 역시 부정행위가 가능한 양적 지표로 전락하고 있다”며 양적 성과 중심의 평가 체계의 개편을 강조했다.

    최근 정부는 연구자에게 부실 학술지 정보를 제공하는 ‘건전학술활동지원시스템 (SAFE)’을 운영하고 있다. 

    POSTECH 유택호 박사는 “학술지를 넘어 출판사를 중심으로 검증과 분석이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인포메트릭스(Journal of Informetric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