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학습효과, 박심 선거마케팅 자제 목소리
  • ‘박심(朴心)만이 살길이다?.’

    차기 총선에서 박근혜 마케팅 강풍이 매서울 것이라는 조짐이 나오면서 대구경북에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논란이 부쩍 가열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청와대발 인사들의 ‘TK물갈이론’을 필두고 출마러시가 덧칠해지면서 박근혜 마케팅이 더욱 도를 더해가는 양상이다.

    즉 ‘가박(가짜 친박)’ ‘용박(박근혜 대통령 이름만 팔이 이용하는)’ ‘진박(진짜 친박)’ 등 친박을 둔 진위싸움이 본선보다 더 관심을 끄는 ‘기이한’ 현상이 일고 있는 것.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 인사들은 박심과 동떨어진 사람들이 박근혜 마케팅을 사용하면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친박’을 등에 업은 인물들이 실제로 ‘박심’과는 무관함에도 ‘박심’을 선거에 이용, 유권자의 심리를 어지럽히는 것 일뿐이라는 폄훼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TK정치권, 친박논란 가열

    대구에서는 우선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갑작스레 ‘친박’으로 분류되고 있다. 실제 이 전 부지사의 경우 부지사 4년 재직 동안 친박과는 무관했던 인물. 느닷없이 친박으로 분류돼 주위에서는 “진짜 친박이 맞느냐, 의아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 일부에서는 “경북 도정의 중심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창조경제 활성화 가 중심이 된 것을 자신을 ‘친박’이라고 하는 것은 억지로 끼어 맞추기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동구을 출마를 선언한 이재만 전 동구청장의 경우도 ‘진박’ ‘가박’ 논란에 휩싸여 있다.

    그는 이날 출마선언을 통해 “이제 제 삶의 중심에 한분을 모시고자 한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다”며 “저 이재만은 오로지 대통령만 올곧게 모시는 사람이 되겠다”며 친박카드를 첫 일성으로 꺼내들었다.

    이를 두고 이날 출마선언을 지켜본 많은 시민들은 “이재만 전 청장이 진짜 친박이 맞느냐. 언제부터 친박이었는지 의아스럽다”며 “선거전략상 박근혜 마케팅을 이용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 전 청장은 경쟁후보인 유승민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을 하는 것을 빗대 ‘친박’을 부각시켜 선거전략에 이용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대구 중남구 출마를 선언한 박창달 전 자유총연맹 회장도 출마선언에서 ‘원박(원조 친박)’을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진실한 정치인’이란 국민에게 희망과 믿음을 주고 국가와 국민을 생각했던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실한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자신이 ‘원박’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박 전 총재는 이명박 정부시절 자총회장을 지냈고 지난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특보단장으로 활약한 친이(친이명박)계 로 유명하다.

    ◎유권자 이미 학습효과…진위논란 가열될 듯 

    이런 정치권 인사의 친박행보에 대해 이형락 포스트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친박’, ‘가박’, ‘용박’이라는 말이 지역 정치권의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는 당선만 되고 보자는 얄팍한 수에 불과하다”면서 “이제 유권자들은 이런 노이즈 마케팅을 실망을 하고 있어 이것을 선거전략으로 내세우는 것보다는 제대로된 정책대결을 펼치는 것이 도리”라고 지적했다.

    ‘용박’ 논란은 경북에서도 이어진다. 구미갑에 출마하는 백승주 전 국방차관도 친박 마케팅을 열을 올리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만큼 친박카드가 필수불가결 요소이긴 하지만, 실제로 백 전 차관을 친박 범주에 포함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도 최근 친박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일본 오사카 주재 총영사를 맡는 등 친이계 인물로 분류돼 왔다.

    이런 ‘박심’ 논란은 청와대발 인사들의 ‘TK 물갈이론’을 필두로 한 출마러시가 이어지면서 더욱 확대·재생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구에서는 이미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7명에 달하는 박근혜 인사들의 출마가 잇따르면서 박심논란이 한층 뜨거워 지고 있다.

    이미 청와대에서는 이들의 출마에 대해 “상관없는 일”이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지만, 지역에서는 이들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들을 두고 지역민들은 ‘진짜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있다’와 ‘오더(order)없이 본인만의 독자적 판단으로 출마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여론이 갈려져 있는 상태.

    이들은 이명박 정부시절인 지난 18대 총선당시 친박의 공천 대학살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말 한마디에 대구경북에서 친박연대 바람이 몰아친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이 총선에서 어떤 식으로든 이같은 원거리 지원을 해준다면 뒤쳐지는 인지도와 지지도를 단숨에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

    ‘박심’논란을 두고 이근성 폴스미스 대표는 “이미 유권자들은 지난 18대 총선당시 ‘친박’,  ‘비박’ 등 학습효과를 한 상태이어서 이같은 ‘진박’ ‘용박’ 논란은 다음 총선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들 인사들이 이같은 박심을 이용한다해도 유권자들이 현혹되는 시기는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