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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금강산’, ‘가고파’와 함께 3대 국민 애창가곡인 ‘비목’의 작사가 한명희(82·사진) 씨가 6·25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고 그들을 돕기 위해 호국의 등을 밝혔다.
한 씨는 4일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이미시 문화원’에서 ‘평화 반디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평화 반디 프로젝트는 경북 칠곡군이 개최하는 ‘제8회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 행사의 하나로 평화 반디등에 6·25전쟁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남기고 생계가 어려운 참전용사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한 씨는 이날 굵은 매직펜으로 평화 반디등에 ‘구국의 영령들이시여 영복(永福)을 누리소서’라는 문구를 한 자 한 자 정성껏 써내려갔다.
이어 2010년 강원 화천군 호국영령진혼제에서 채화한 향불을 자신의 집에서 보존하면서 매일 아침 묵념으로 참전 용사들을 기리는 호국의 불 옆에 평화 반디등을 잠시 내려놓고 칠곡군 관계자와 참전용사를 위해 기도했다.
평화 반디 프로젝트 참가비는 5천 원 이상으로 전액 참전용사를 위해 사용되며 태양광 충전기가 달려 밤이 되면 자동으로 빛을 내는 평화 반디등은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내걸려 10월 17일까지 호국의 빛을 밝힌다.
참가는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 홈페이지에 안내된 매뉴얼을 따라 기부를 진행한 후 손글씨로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써 SNS에 업로드 하거나 칠곡호국평화기념관 XR스튜디오에서 신청하면 된다.
4일 기준으로 전국 각지에서 3천여 명이 평화 반디 프로젝트 참가해 참전용사를 추모하며 그들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 씨는 “정부도 국민도 한 세기도 안 되는 세월 동안 전쟁의 아픔과 희생의 비극을 까마득히 잊고 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주요 격전지에는 비목조차 없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백골이 된 호국영령들이 남아있다. 그들이 하루라도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유해 발굴 사업에 더욱 속도감을 내줄 것”을 당부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평화 반디등 행사에 동참해 주신 한명희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호국과 보훈이 특정한 시기가 아닌 일상의 삶에서 실천하는 문화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가곡 비목은 한 씨가 강원도 화천에서 장교로 근무하던 중 이름 없는 6·25전쟁 용사의 녹슨 철모와 돌무덤을 발견하고 느낀 소회를 쓴 시 비목(1967)을 곡으로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