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5명 배출한 자존심있는 지역, 당당한 정치인 모습 원해
  • TK(정치권에서 대구경북을 일컫는 말)는 그야말로 대통령을 가장 많이 배출한 길지로 통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합천이 고향이지만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전두환 전 대통령, 그리고 대구 팔공산이 고향인 노태우 전 대통령, 경북 포항이 고향인 이명박 대통령, 게다가 현 박근혜 대통령까지. 대구경북은 대통령을 5명이나 배출한 자존심있는 곳이다.

    지역을 두고 누군가는 꼴통보수 지역이라고 손가락질하지만, 정이 많고 마음씨 따뜻한 정감있는 도시이다.

    대구경북은 이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충청도 지역처럼 전략적 선택을 통한 기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치적 다양화를 통한 잇속은 챙겨야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많아지고 있다.

    지역이 새누리당에 보내는 애정은 실로 크다. 모 정치인 말처럼 새누리당 심장이 대구경북이라고 할 정도로 무한 애정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도 이런 애정의 깊이는 작아질 가능성이 적어보인다.

    하지만 최근 대구경북 정치권이 변방으로 취급받는다는 인식을 지을 수 없다. 물론 경산 출신의 최경환 의원이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하고 있고 주호영 의원이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하고 있으니 체면치레는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역민들은 불만이 많다. 대통령 배출지역으로 번번한 혜택을 누리는 것도 없는데 왠지 섭섭한 느낌이고 변방으로 취급받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들어서면서 대구경북 정치권은 더욱 위축되는 느낌이다. 대구 정치인 상당수가 지난 7월 대표경선 당시, 김 대표를 지지하지 않은 점은 사실이다. 이종진 새누리당 대구시당 위원장 말처럼 “박근혜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말에서 상기하듯, 김 대표 입장에서는 섭섭할 수 있다.

    그렇지만 새누리당의 심장이라는 대구경북이 너무 변방 취급받아서는 곤란하다.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에게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을 맡길 것이라는 말이 돌았지만, 정작 유 의원은 그런 말 자체를 들은 적도 없다고 한다. 그냥 애드블룬만 띄운 것인지 종잡을 수 없다. 김 대표는 경선당시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대구경북 정치인 중에서 발탁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어찌됐건 대구경북 정치인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유승민 의원은 내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것이 확실해 보이지만, 결과를 점치기는 어렵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서울에서 노사정 평화 대타협 선포식을 서울에서 여는 등 기업유치를 위해 발벗고 뛰고 있다. 이제  지역 정치인과 시장은 한 배를 탄 몸이 됐다. 선거 앙금은 털어내고 지역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 필수다.

    그럴려면 지역 정치인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크다. 초선의원이 많어 중앙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변명일 뿐이다. 차기 공천권을 쥐고 있는 대표 눈치만 봐서는 안 된다. 다음 총선은 이제 ‘묻지마 투표’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

    모래성 같은 조직은 쓸 데가 없다. 지난 정부 남부권 신공항 유치에서 보여준 무기력함이 재현되는 느낌이다. 뭉치고 제 목소리를 낼 때, 지역민들은 박수를 쳐 줄 것이다. 물론 큰 자리하나 꿰찬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역 정치인들이 지역 현안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낼 때,  뽑아준 사람으로서 체면이 서는 것 아니겠는가?

    총선이 이제 1년 반 정도 남았다. 지역 정치인들은 국민경선제 도입으로 인한 공천제 득실따지기, 자기사람 심기 등 구태를 벗어던져야 한다. 대구경북의 자존심을 지키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