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사고로 왼팔을 잃은 소년이 실음에 젖어 있다가 생의 활기를 찾기 위해서 유도를 배우러 갔다. 유도사부는 그 소년에게 한가지의 기술만을 열심히 가르쳤다. 그 소년은 다른 기술도 가르쳐 달라고 하였으나 사부는 그 한가지 기술만을 철저히 가르쳤고 그 소년은 그 기술만은 완벽히 소화했다.
몇 개월 후 유도대회가 개최되었고 소년은 사부의 권유로 출전을 하였다. 그 소년은 예선전에서 자신의 필살기로 쉽게 승리하였으나 결승전에서 만난 상대방은 기술과 체력에서도 훨씬 뛰어난 선수를 만나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였다 소년이 수세에 몰려서 네동뎅이를 쳐지려는 그 소년은 다시금 자신이 필살기를 사용하여 극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그때 사부는 그 소년에게 말했다. “네가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필살기를 완벽히 익혔으며 상대방이 그 기술에 대처하려면 왼팔을 제압하였어야 하는데 왼팔이 없으니 너를 제압할 수가 없었 단다”. 결국 그 소년은 자신이 가진 최대의 약점을 장점으로 만들어 승리할 수 있었다. 이는 캠브리지 교수들에게 듣는 인생철학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 때 동네 친구들이 모여서 권투시합을 한 적이 있었다. 그날 십여 명의 친구들이 모여서 1:1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를 하였는데 놀랍게도 1등을 한 친구는 힘이 있는 근육질의 친구도 아니고 날렵한 아이도 아니었다. 놀랍게도 승리자는 오른팔이 없는 왼팔만 있는 외팔이 친구였다. 동네아이들은 전문적으로 권투를 배운 친구들은 없었는데, 오른팔이 없는 친구의 왼팔은 다른 친구들의 오른팔보다 비교도 되지 않은 정도로 강하였다.
외팔이친구는 가방을 들고 모든 일은 왼팔로만 하였으니 다른 친구들이 오른팔보아 엄청 강하게 발달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게다가 친구들은 한쪽팔만 사용하는 사람과는 권투를 해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전혀 생각할 수 없었지만 외팔이 친구는 양팔을 가진 친구들과 어떻게 권투를 해야 할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 친구의 왼주먹 한방에 친구들은 여지없이 무릎을 꿇었다. 결국 외팔이 친구는 오른팔이 없다는 약점이 최대의 강점이 된 것이다. 생리학적으로도 대상이라는 작용이 있다 예를 들면 시력이 안 좋은 사람은 그 대신 청력이 특별히 발달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의 현실을 보자.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이 취업할 일자리가 너무 없다. 특히 어느 정도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인구는 오히려 감소추세에 있고 젊은 사람들은 수도권으로 이사를 가고 있다. 기업들도 규모가 커지면 대구를 떠나려고 한다. 대구의 1인당 소득은 20년째 전국 꼴찌를 가르키고 있다. 이제 그 원인을 정확히 진단을 하여야 한다. 단순히 젊은 사람의 일자리가 없고 인구가 감소하고 1인당 소득이 낮다고만 한탄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동안 정치권력이나 특정대기업이 대구에 연고를 두고 있다는 사유만으로 그 지역 발전에 크게 이바지를 해줄 것이라는 허망한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구의 약점을 빨리 간파하자. 대구사람들이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패쇄적이다. 정이 많아서 연고에 약하다. 대구는 내륙도시여서 경쟁력이 없다. 그동안의 밀라노프로젝트 등이 실패한 것이다는 등등의 많은 이유가 나올 것이다.
이러한 대구의 약점과 문제점들은 역설적으로 대구를 먹여 살릴 바탕이 될수 있다. 왼팔이 없는 유도선수 소년처럼, 왼팔만으로 친구들을 제압한 외팔이 친구처럼, 시각이 없이 청각이 매우 발달한 것처럼 대구의 약점은 변증법으로 대구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취업을 하지 못한 고급인력들의 젊은이들이 포진하고 있는 대구는 역설적으로 기업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노동집약적이면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은 바로 그 해답일 수 있다. 고급인력들이 많이 필요한 R&D산업, 고급인력이 필요한 소프트웨어개발이나 컴퓨터프로그램산업, 애니메이션산업, 보안프로그램산업, 디자인산업, 설계사업 등 많은 인건비를 지출해야만 하는 사업들은 대구가 가장 좋은 입지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산업이 폭발력을 가져다주는 지적재산이 축척되어야할 산업들은 대구가 가장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대구에서 할 일은 지역의 대학들로부터 능력있고 전문성을 갖추며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고급인력인 젊은이들을 잘 길러내야하고 이러한 고급인력을 사용하여 높은 부가가치를 산출할 수 있는 기업이나 사업체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하여야 한다. 이러한 산업은 좋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특허기술, 소비자들에게 심미감을 주는 디자인, 국제적으로 홍보가 되는 브랜드의 개발, 한류문화의 정점에 서있는 여러 작품들에 대한 저작권, 영업비밀과 노하우 등이 핵심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대구의 자생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제 도시의 패쇄적인 분위기를 개방화하고, 국내의 내륙지향성에서 개방화와 국제화로, 연고주의로부터 합리주의로 전환하는 정신 및 사회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인제를 양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해가기 위한 효율적인 지원을 통하여 대구 고급의 젊은 인력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고 비록 조그마한 기업이나 사업체라고 5년 10년 후에는 급속도로 성장하여 대구가 벤처기업과 창업의 요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대구가 자생력을 기르고 성장해가는 길이고 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