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주 경북부지사, 나홀로 도립요양병원 암행감찰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27일 경북지역 도립요양병원 현장을 암행 감찰했다.

김 부지시는 이날 휴일을 반납하고 혼자서 경산도립노인병원, 포항의료원과 부설요양병원을 몰래 찾았고 오후에는 소방서, 관계부서 간부들과 경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시 탈출장비 등 꼼꼼하게 챙겨보고 하강구조대를 타고 3층에서 1층으로 직접 탈출해봤다.

김 부지사가 휴일 혼자서 경북지역 도립병원을 암행감찰한 것은 26일 발생했던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참사 때문이다.

김 부지사는 세종병원 화재참사 당일 곧바로 경북도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경북도내 병원들의 화재대비 실태를 보고 받았다.

이에 그는 현장에 문제가 없었으면 이같은 대형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토요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혼자서 몰래 병원들을 찾아다닌 것.

그는 특히 2년전 요양병원에서 모친이 돌아가신 일이 떠올라 밤새 고민하다 혼자서 암행감찰을 하기로 결심했다.

현장 감찰에서 김 부지사는 요양병원의 실상은 현제도가 화재 등 비상시에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에는 너무나 비현실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북도에서 지원하고 있는 경산도립노인병원, 포항의료원과 부설요양병원은 화재시 탈출을 위한 완강기, 구조대(경사강하식), 비상대피도, 스프링쿨러, 방화문, 비상구 등은 법적기준은 모두 충족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요양병원의 경우 거동이 불가능한 환자들이 상당수인데 휠체어나 침대를 통째로 대피시킬 수 있는 길이나 방법이 없었고 환자가 탄 휠체어와 침대의 유일한 이동수단은 엘리베이터인데 화재시 엘리베이터는 작동을 멈춘다.  비상구는 계단이나 가파른 경사면이어서 노인환자들이 스스로 경사로를 내려갈 수 없는 실정이었다.

게다가 일부 병원은 비상시 연기배출과 탈출을 위해 유리문을 깨야하는 망치를 치매환자들의 난동을 우려해 간호사실 선반 밑에 숨겨 둬 활용도가 떨어졌다.

이에 그는 이날 오후 위더스요양병원에서 만난 경주부시장, 재난안전실, 보건과, 소방서, 경주시 관계자들에게 가진 소방장비 시연회에서 이같은 상황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김 부지사는 요양병원 안전책임자를 팀장급에서 국장급으로 상향조정하고 병원 관계자들이 소방장비를 직접 실습해 보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김장주 부지사는 “일선 요양병원에서 갖춘 화재 등 비상시 대피장비가 법적기준을 모두 충족하고는 있었으나 현장에서 비상상황을 가정해 적용해보니 거동불편 환자들은 엄두가 나지 않은 활용가치가 떨어지는 장비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재 가장 시급한 거동불편 환자들을 대피시킬 수 있는 침대와 휠체어를 실을수 있는 리프트설치와 비상대피도 크기 확대 및 차제발광장치 설치는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에 병을 고치러갔다가 목숨을 잃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형식적인 점검이 아닌 현장에 맞는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