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 “잠깐의 풍어라도 좋아”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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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오전 자취를 감췄던 울릉도 오징어 풍어 소식에 한 아낙네의 손길이 분주하다. ⓒ뉴데일리
해수온 변화 등으로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일명 ‘금징어’라 불리던 오징어가 최근 고장이라 불리는 경북 울릉지역서 잡히면서 활기를 찾고 있다.23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금어기를 마치고 출항한 어민들이 오랜만의 풍어 소식을 알리면서 어획고를 올리고 있다.최근 몇 년 간 '오징어 고장' 울릉도에서는 오징어를 보기 어려웠다. 겨울철(1∼3월) 활발했던 울릉도 오징어잡이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채낚기 어선들의 집어(集魚)등이 섬 주변을 환하게 밝히던 밤 풍경은 박물관 사진으로 남아있을 정도다.깊어진 어민들의 시름은 통계로도 여실히 드러났다. 2022년 울릉군수협의 위탁판매 오징어는 978톤으로 1년 전(628톤)보다는 반짝 증가했지만, 2020년(1172톤)에 비하면 20.8% 감소했다.울릉도 연간 오징어 어획량은 1992년 1만2000톤을 시작으로 평균 1만 톤 수준을 유지했지만, 2004년에는 4600톤까지 줄어들었고 최근 들어서는 고갈 상태였기에 이날 저동항 일원의 울릉수협 위판장의 오징어 풍어 소식은 그간의 설움을 달래주듯 오징어가 살아 춤을 추고, 어민과 상인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꽃이 피어났다. -
- ▲ 동해안 어업전진기지 울릉 저동항서 붉게 물든 석양을 배경으로 한 어선이 조업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위판장서 만난 한 상인은 “속이 다 비칠 정도로 투명하고 감칠맛이 일품인 오징어가 고장으로 돌아와 기쁘다”며 “섬 경제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울릉도 오징어 감소의 주된 원인을 ‘기후변화’ 탓으로 보고 지속가능성 여부에 대해 직언했다.김윤배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 대장은 “이맘때 쯤 이면 울릉도 근해 수온이 오징어 어군이 형성되는 적정 시기다”면서 “잠깐의 조업 량으로 경제성을 판단하기는 역부족이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적어도 2000년대 초반과 같이 평균 해수면 온도가 적정 수온을 유지해 꾸준한 조업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현재 조금 잡힌 것으로 일명 ‘희망고문’을 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조언했다.한편, 이동하는 자만 생존하는 노마드(nomad·유목민)처럼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오징어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에 울릉군 수산행정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