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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지켜온 8인의 호국영웅이 한국전쟁 최대의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에 함께 자리를 했다.
칠곡군은 지난 19일 6.25전쟁 이후 70년간 대한민국을 지켜온 호국 용사를 초청해 호국영웅 배지를 전달하고 청소년과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6.25 70주년을 기념하고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6.25 조석희(94) △월남전 이길수(74) △이라크 파병 강문호(53) △연평해전 권기형(39) △천안함 폭침 전준영(33) △연평도 포격 권준환(48) △삼호주얼리 구출작전 석해균(66) △DMZ 목함지뢰도발 하재헌(26) 등 90대 백발의 어르신부터 20대 청년까지 주요 전장과 작전에서 활약한 호국용사 8명이 자리에 함께 했다.
이날 행사는 순심여고 배근영(16) 학생의 ‘사랑가’가야금 병창으로 시작됐다.
배 양은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호국 용사들은 전우를 잃은 고통 속에 살고 있거나 손과 양다리에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분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사랑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가야금 병창에 이어 백선기 칠곡군수가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국민 공모를 통해 제작한 호국영웅 배지와 가산산성 진남문의 사계를 그린 김희열 작가 작품을 전달했다.
이어 이날 행사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호국영웅과 청소년의 대화의 시간이 이어졌고 호국영웅은 순심여고 학생들과 호국과 보훈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 씨는 “전우를 잃은 아픔과 그날의 충격과 공포로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며 “시간이 지난다고 결코 사라지거나 잊혀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순심여고 학생들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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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해전 권기형 씨는 “왼손 상처는 조국과 전우를 위한 영광스러운 상처”라며 “그날 우리는 군인으로서 최선을 다했다. 결국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호국”이라고 강조했다.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은 “선원들을 살릴 수 있었던 힘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인생의 고비 고비 마다 늘 위기는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에 참가한 권준환 씨는“평상시 교육훈련을 철저히 했기에 위기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었다”며 “학생들도 끊임없는 자기 개발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04년 이라크에 파병된 강문호 씨는 “바로 앞에서 포탄이 터져 목숨을 잃어 버릴 수 있는 위기상황도 겪었다”며 “솔직히 두려웠다. 하지만 군인의 길이기에 결코 마다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백선기 군수는 “보훈은 기억에서 시작된다.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그 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보내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호국영웅은 청소년과의 대화에 이어 호국평화기념관을 관람하고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폭파했던 호국의 다리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육군 50사단 군악대의 트럼펫 연주와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행사가 모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