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리만으로 용액 위에서 ‘미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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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화학과 김기문 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단장)·첨단재료과학부 통합과정 최서연 씨 연구팀은 IBS 라훌 데브 뮤코파타야이(Rahul Dev Mukhopadhyay) 연구위원과 함께 빛과 소리에 의해 화학반응을 조절할 수 있음을 밝혔다.이를 색깔로 시각화하고, 용액 위에서 물체를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음도 함께 선보였다.국제 학술지 ‘켐(Chem)’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성과는 생명체의 신호 처리 과정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복잡하게 만들어진 우리의 몸 또한 빛·소리와 같은 외부의 자극을 인지하고, 그에 따라 반응하기 때문이다.연구팀은 빛에 의해 바이올로젠(Viologen) 용액의 산화반응이 일어날 때, 소리를 함께 이용하면 화학반응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보였다.이 용액은 노란색을 띠다가 빛과 반응하면 초록색으로 바뀌는 성질이 있다. 여기에 빛을 쪼이는 영역과 소리를 조합하면, 노란색과 초록색으로 이뤄진 동심원 패턴의 형성과 소멸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연구팀은 용액 위에서 물체를 움직이는 데에도 성공했다. 페트리 접시 안의 용액에 작은 물체를 띄우고 레이저 포인터로 빛을 쏘면, 화학반응으로 인해 표면장력이 줄어들면서 순간적으로 용액이 흐름이 발생한다.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물체도 움직이게 된다. 소리를 활용하면 물체의 움직임을 더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미로찾기와 같은 복잡한 기능까지도 수행할 수 있다.이 연구성과는 자연과 같은 비평형 상태에서 빛과 소리를 이용해 화학반응을 조절할 수 있음을 밝힌 결과다.연구에서 확인한 화학반응을 이진법의 불 논리(Boolean logic)로 해석함으로써 생명체의 복잡한 신호 처리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연구로 주목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