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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이전하는 경북도청 신청사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북도청공무원노동조합과 경북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은 29일 “도청과 도교육청 이전 시기를 최소한 정주·교육여건을 갖추는 내년 2월로 연기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도영호 경북도청공무원노동조합장 등 노조간부 20여명은 이날 오전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만나 도청 연내이전에 대한 항의 방문을 통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고 곧바로 장대진 경북도의회 의장에게 건의문을 전달,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이들은 이어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을 만나, 역시 이같은 뜻을 전했다.
▶도청이전 어떻게 되가나
현재 경북도청 신청사 이전은 지난 1일 김관용 지사가 언론 브리핑을 통해 10월 이전 준비 후 11월 이전 입장을 천명한 만큼 11월 이전이 굳어진 상태.
장대진 의장 또한 도의회 일정상 일부 탄력적인 시기조절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10월~11월 이전입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도청이전을 두고 이미 도에서는 몇차례 차일피일 미뤄지다 연기한 것이 사실. 지역의 큰 사업인데다 국가적 관심사인 만큼 어쩔 수 연기돼 온 것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도청이전을 두고 도민갈등 등 여러 우려점이 제기되면서 김 지사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11월 이전을 못박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 도청 및 도교육청 공무원 노조들 입장은 도청 본부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도청 공무원 출퇴근, 안전문제 최대이슈 될 듯
실제로 도청 공무원 상당수는 여전히 올해 이전이 힘드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가진 인사들이 적지않다.
이들은 당장 1천여명의 도청직원과 간부들이 11월 도청이전 시 현재 도청신도시 정주여건과 학교 등 교육시설, 도로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내년 봄께 이전이 현실적으로 맞다는 입장이다.
초·중학교가 아직 완공이 안 된 상태에서 무작정 이전할 경우 공무원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가장 큰 문제점이 될 수 있다.
특히 11월이면 겨울철로 접어드는데다 도청신도시와 대구를 오가는 출퇴근 길이 이만저만 힘들지 않아 행정낭비, 사고 위험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최근 중국 버스사고로 인해 도청 간부공무원이 사망한 것에 빚대 자칫 매일 신도시와 대구를 오가는 출퇴근 버스 30여대가 사고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도청 신청사에 지난해 말 선발대로 가 있는 도청신도시본부 직원 40여명은 인근 식당 등 편의시설이 없어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부분은 대구를 출퇴근 하고 있어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서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도영호 조합장 등 노조간부들은 이날 김 지사 면담자리에서 김 지사의 용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도청이전이 현재 정주여건 등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이전할 경우 여러 사고우려 등 행정적 낭비가 크다”며 반대 입장을 강하게 어필했다.
▶도청이전, 내홍 불가피
노조측의 연내 이전 반대 목소리가 예상외로 큰 만큼 도와 의회가 무작정 도청이전을 밀어부치기에는 명분이 약할 수밖에 없다. 전체 업무를 담당해야 할 공무원들 상당수가 반대입장인 만큼 강경입장을 취하기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이 도청 내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
이에 따라 도청이전 두고 집행부 측의 일방적 몰아부치기식일 경우 노조측이 실력행사로 맞대응 가능성도 높아 도청이전을 두고 한바탕 홍역이 예고되고 있다.
당장 8월24일 열리는 경북도의회 제279회 임시회가 그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의회가 노조 입장을 받아들여 도청이전 예산을 삭감하고 내년으로 이월할 경우 올해 이전이 물건너가지만 현실적으로 의회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따라 도 조합장은 연내이전을 감행할 경우 실력행사까지 고려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도 조합장은 이날 “집행부와 의회가 올해 도청이전 예산을 그대로 승인해 올해 이전으로 밀어부칠 경우 실력행사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