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D-98] 보수통합 ‘반사이익’ 노리는 대구 동구

최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와의 회동 후 보수통합 추진 걸림돌만 재차 확인되면서 지역 내 야권 분열로 인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보수대통합을 향한 한국당의 내홍이 깊어지면서 반사이익을 노린 동구지역 여당 소속 총선 출마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동구을 경우 한국당 김규환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고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김영희 전 육군 중령, 도태우 변호사 등이 한국당 공천권 경쟁 중이다. 민주당에선 이승천 지역위원장이, 바른미래당 정용 전 대구시의원 등이 출마 채비 중이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 사이에는 반드시 넘어야 할 ‘탄핵의 강’이 가로막혀 있어 보수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유 의원도 최근 지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쉽지 않은 길임을 의식하며 “죽음의 계곡을 반드시 넘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이승천 지역위원장은 “(그)죽음의 계곡 못 넘도록 방벽이라도 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보수대통합과 관련해 지역 보수 민심 이탈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탈된 민심을 민주당으로 끌어오겠다는 포부로 읽힌다.

이승천 위원장이 경우 조국 사태 여파로 인한 민주당 지지세가 예전같지 않지만 한국당의 헛발질에 따른 반사 이익을 노릴만하다는 평가도 따른다. 이승천 위원장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하듯 민주당 대구시당에서도 가장 먼저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호기롭게 출발선을 끊었다.

인근지역인 동구갑은 이 같은 보수통합 바람마저 비껴가는 그야말로 무풍지대에 놓여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구갑은 한국당 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종섭 의원 지역구로 지역 내 불출마 여론의 상당한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정 의원의 ‘무풍지대’ 전략 탓인지 현재 한국당 내 예비후보도 없다.

동구갑은 보수 진영에서 새로운보수당 강대식 전 동구청장과 류성걸 전 바른미래당 대구시당위원장, 천영식 전 대통령비서실 홍보기획비서관이 각각 출마를 준비 중이며 민주당에선 서재헌 지역위원장이 출마 채비를 마쳤다.

정종섭 의원과 류성걸 의원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로 지역 내에선 류 의원이 선거사무실을 알아보고 다녔다는 이야기도 들려 무소속 출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정계복귀가 쉽지 않아 무소속 출마도 염두에 둘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야권 내 분위기에 ‘해 볼 만하다’며 벼르고 있는 민주당 서재헌 지역위원장 경우 지난해 동구청장 지방선거에서 선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보수통합에 실패해 야권 분열 상태로 총선 치르게 되면 지역 내 한국당의 입지조차 추후 장담할 수 없다. 선거 때만 되면 유독 찾는 TK(대구경북)지만 성난 보수 민심이 과연 어디를 향할지 모른다. 보수 진영 후보 난립으로 인한 어부지리는 결국 민주당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