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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실시되는 유일한 국회의원 선거로 전국민의 눈길을 모으고 있는 4·12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재선거의 마지막 후보자 토론회가 11일 새벽, TBC대구방송을 통해 방송됐다.
공식선거운동기간 마지막 하루를 남겨놓고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태·자유한국당 김재원·무소속 성윤환 후보는 물러서지 않는 기싸움을 벌였다. 서로를 향해 "후보 사퇴" 촉구까지 나오는 등 벼랑 끝에서 벌어진 공방전의 수위는 매우 높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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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튄 최종 공방전, 서로 "후보 사퇴하라" 목청
선거전 막판까지 다소 우세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한국당 김재원 후보에게 공격이 집중됐다. 경쟁 후보들은 이른바 '보좌진 급여 횡령 의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구속에 따른 '친박책임론'으로 십자포화를 가했다. 김재원 후보는 전자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맞서되 후자에 대해서는 몸을 바짝 낮추는, 철저한 분리 대응의 자세를 보였다.
이른바 '상주 후보 단일화' 이후 맹추격의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무소속 성윤환 후보도 포화를 피해가지 못했다. 세 번에 이르는 공천 불복과 탈당 전력을 경쟁 후보들은 문제 삼았다. 성윤환 후보는 탈당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보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유일하게 진보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민주당 김영태 후보도 공격당했다. 특히 지난 8일 당의 대선 후보인 문재인 후보의 상주 방문을 계기로, 경쟁 후보들은 지역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수렴하지 못한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김영태 후보는 지역민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바른정당 김진욱 후보는 특별한 공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다른 후보들을 향한 검증 공세에 적극 나섰다. 보좌진 급여 횡령 의혹, 친박책임론, 반문 정서 등을 거론하며 한국당 김재원 후보와 민주당 김영태 후보 공격에 가세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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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진 급여 횡령 의혹 공세에 김재원 "모략, 책임 묻겠다"
지난 5일 안동MBC 주관으로 진행됐던 후보자 토론회에서 소장(訴狀) 사본만 잠깐 등장했던 '보좌진 급여 횡령 의혹'은 이후 관련 보도가 잇따르면서, 이날 TBC토론회에서는 단숨에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지난 안동MBC 토론회 때 배석하지 못했던 무소속 성윤환 후보가 각종 판넬까지 지참한 채 공세에 가담하면서, 한국당 김재원 후보는 3대1 구도에서 집중공격에 직면했다.
성윤환 후보는 김재원 후보에게 "보좌관 봉급을 2004년부터 150만 원 외의 금액을 공제했는데, 정작 8000만 원의 차용증을 받은 것은 그 이후인 2006년 12월"이라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김진욱 후보도 "(보좌진의 급여를 공제했다는) 통장 사본까지 나왔다"며 "이쯤되면 후보를 사퇴하는 것이 어떤가"라고 공격했다.
김영태 후보는 "(5일 안동MBC 토론회에서 보좌진 급여 착복으로 송사에 휩싸인 적이 없다고 답했는데) 지금이라도 사과하라"며 "그렇다면 소송을 당한 적은 없지만 착복한 것은 사실이라는 뜻이냐"고 힐문했다.
이에 김재원 후보는 "개인적인 금전 거래가 있었으며, 나는 오히려 금전적인 피해자"라며 "선거라는 짧은 기간 동안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기 어려운데, 전혀 사실무근의 모략에 가까운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번 안동MBC에 (김영태 후보가) 가지고 나왔던 소장은 이리저리 돌면서 정작 법원에는 내지도 못하는 소장인데, 민주당에 흘러들어가더니 방송국에까지 마치 사실인 양 나왔다"며 "허위문서를 가지고 '소송을 당했느냐'고 하기에 진실된 답변을 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나아가 "(소송을 당한 것은 물론 착복했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닌데 책임질 의사가 있느냐"며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선거 막판에 모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선거가 끝나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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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옥바라지 하라"는 말에, 김재원 "그런 걱정하는 줄 몰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 구속에 이르는 과정 속에서 '친박 핵심'인 한국당 김재원 후보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무소속 성윤환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구속된 것은 대통령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라, 핵심 참모들의 공동책임"이라며 "정무특보와 정무수석을 지낸 '대통령의 오른팔' 김재원 후보는 사퇴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에는 바른정당 김진욱 후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라는데, 몸통은 없어지고 오른팔만 돌아다닌다면 유령 후보냐"라고 가세했고, 민주당 김영태 후보도 "모시던 분이 탄핵당하고 구속되는 동안 오른팔이라 큰소리쳤던 분이 옥바라지는 안하고 금배지만 달려고 하느냐"고 거들었다.
앞서 '보좌진 급여 횡령 의혹' 때 문제가 제기된 내용을 전면 부인하며 강하게 반격했던 김재원 후보는 이른바 '친박책임론' 앞에서는 바짝 몸을 낮췄다.
김재원 후보는 검찰 선배인 성윤환 후보를 향해 "선배가 말씀한 내용이 참 뼈아프다"면서도 "한집안의 어머니가 앓아누웠으면 병수발할 사람도 필요하지만, 소를 키울 식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사태의 원인은 친박 정치인의 잘못에 있다"고 수긍하면서도 "나의 소명과 역할은 이번 선거에 당선돼서 사태를 잘 수습하고 미래를 향해 한 발자국 나아가는 것"이라고 자처했다.
다만 범(汎)보수 진영의 후보가 아닌 민주당 김영태 후보마저 '친박책임론'을 제기한 것에는 다소 발끈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재원 후보는 "김영태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바라지까지 그렇게 걱정하는 줄은 미처 몰랐다"고 꼬집으면서 "지금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고, 말씀드리지 못하는 방법으로 나도 내 역할을 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김영태 후보의 정치적 진로나 잘 선택하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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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환은 탈당왕" 공격에 "부당한 공천, 시민이 알고 있다"
또다른 유력 후보인 무소속 성윤환 후보를 향해서는 경쟁 후보들이 숱한 공천 불복과 탈당 이력을 문제삼았다.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던 18대 총선에서는 물론 이어진 19대와 이번 재선거에서도 탈당을 계속해서 반복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다.
민주당 공천으로 19~20대 총선에 연속 출마했던 김영태 후보는 "성윤환 후보는 입당과 탈당을 반복했다"며 "지역 유권자들도 이 정도 되면 성윤환 후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굳이 국회의원이 되려 해야겠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한국당 김재원 후보도 성윤환 후보를 향해 "탈당을 무려 세 번 해서 근래 보기 드문 탈당왕이라 할만하다"며 "공천이 부당하다는 주장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상주 출신 의원이 꼭 뽑혀야 한다는 것은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성윤환 후보는 18대 총선의 공천 불복과 탈당에 대해서는 "이명박정부(의 친이계)가 공천을 맘대로 휘둘렀다"며 "오죽했으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했겠느냐"고 해명했다.
이번 4·12 재선거 공천과 관련해서는 "한국당 공심위원 9명 중 7명이 친박폐족인데 공천이 제대로 될 리가 있었겠느냐"며 "김재원 후보는 친박의 정치 실패에 책임져야 해서 당연히 공천 대상에서 제외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공천이야말로 부당하고 승복할 수 없는 공천이라 탈당했다는 것을 시민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단일화에 지역이 언급된 것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로, 단일화의 주된 목적은 그게 아니라 친박폐족에 대한 심판"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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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문정서 기댄 공격에 김영태 "마음에 안 들어도 대통령은 문재인"
한국당 김재원·바른정당 김진욱·무소속 성윤환 후보 등 범(汎)보수 후보와는 다른 독자적인 표심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김영태 후보를 향해서는 지역의 반문(반문재인) 정서에 기댄 공격이 가해졌다.
지난 8일 문재인 후보의 경북 상주 방문과 지원 유세가 지역 정서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김영태 후보는 이른바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을 통해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성윤환 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지원유세를 왔는데, 반문 정서에 비춰볼 때 효과가 있었겠느냐"며 "시민 여론 수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김진욱 후보도 "정치는 정당정치이기 때문에 김영태 후보도 소속 정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게 될텐데, 지역 정서상 문제가 있다"며 "김영태 후보는 앞으로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지할 것인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에 김영태 후보는 "이 지역은 그동안 한 정당만 지지해왔는데, 이제는 민주당에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일어나면서, 민주당을 한 번 믿어보자는 여론이 굉장히 많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는 나 김영태는 굉장히 아끼기 때문에 그 바쁜데도 상주까지 왔던 것"이라며 "문재인 후보가 아끼고 사랑하는 김영태가 의원이 된다면, (나의 부탁을) 안 들어주겠는가"라고 가정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가 마음에 안 들더라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예산폭탄을 한 번 맞아볼 기회"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