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파도 걱정없어요”지난해 7월 봉화해성병원에 문 열어 3천명 넘게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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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장기화로 인한 소아, 청소년 수 감소와 맞물려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봉화군에서는 지난해 군 최초로 소아청소년과가 문을 열어 주목받고 있다.봉화해성병원 2층에 문을 연 소아청소년과는 봉화 내 유일한 소아청소년과로 지난해 7월 3일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0세에서부터 24세까지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평일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되고 있다.봉화해성병원(이사장 권성규)은 봉화군의 지원을 받아 본관 2층에 49평 규모로 외래 진료실, 처치실, 대기실, 입원실 리모델링을 완료해 쾌적한 진료 환경을 조성했다.병원 2층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병원을 찾는 어린이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놀이시설을 제공하고 소아 병실을 따로 분리해 신설했으며 환자 감시장치 등 31종 장비를 갖추고 소아, 청소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전까지 외지로 나가서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던 군민들은 시간과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어 관내 소아청소년과 진료에 크게 호응하고 있다.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은 한 주민은 “예전에는 아이가 아프면 영주나 안동으로 가야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는데, 이제는 봉화에 소아청소년과가 생겨 빨리 진료를 받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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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봉화군은 산간 지역 특성상 의료 접근성이 취약할 뿐만 아니라 인구 감소로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 의료 분야 병의원이 사라지면서 지역 주민이 인근 도시로 원정 진료를 가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이러한 이유로 봉화군은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최우선 군정 과제로 삼고 인구 늘리기를 위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민선 8기 역점사업으로 소아청소년과 신설을 추진했다.의회와 군민들의 지지를 받아 관련 예산을 확보해 지난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및 간호인력 인건비와 시설 리모델링비 및 장비구입으로 4억 5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올해도 5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게 된다.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지만 봉화군은 의료기관과 힘을 합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명과 간호사 등 전담 의료인력을 채용하는 데도 성공했다.봉화해성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동구 전문의는 봉화군 출신으로 아이들을 위해 마지막 남은 의사 생활을 하고 싶다며 고향으로 내려와 진료를 보고 있다.지난 7월 진료를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3500여 명이 진료를 봤으며 인근 지역인 영주시와 태백시에서도 진료를 보러 올 정도로 환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권성규 이사장은 “봉화군이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들의 애로사항을 귀담아 듣고 소아청소년들의 건강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 지원해준 덕분에 소아청소년과를 개설하게 됐다”며 “사실 지역에서 소아청소년과로 수익을 내기는 어렵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민들에게 꼭 필요한 병원을 만들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박현국 군수는 “해성병원 소아청소년과 운영이 잘 될 수 있도록 지원해 군민이 마음 편히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양육환경조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이어 “군민의 건강향상을 위해 공공의료서비스와 방문보건사업을 전 연령 대상으로 지원하고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예산과 행정지원을 통해 의료 사각지대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