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터미널 갈등 해소부터 물류허브 구상까지2060년 공항경제권 미래 청사진 제시
  • ▲ 대구경북신공항 조감도.ⓒ경북도
    ▲ 대구경북신공항 조감도.ⓒ경북도
    국토교통부가 19일 대구경북신공항 민간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고시하면서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이 핵심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돌입했다. 2023년 12월 기본계획 수립 절차에 착수한 지 2년여 만으로, 경북도가 추진해 온 ‘제대로 된 공항’ 건설 구상이 가시적인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앞서 올해 1월 21일 국방부가 군 공항 이전 사업계획을 승인·고시한 데 이어 이번 민간공항 기본계획까지 확정되면서, 대구경북신공항은 군·민 통합공항으로서의 전체 윤곽을 완성했다. 이에 따라 공항 건설을 둘러싼 행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민간공항 기본계획 고시는 경상북도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2023년 국토교통부의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의성군 지역의 화물터미널 설치 문제를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불거지며 사업 추진의 최대 난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화물터미널 기능 분리’라는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며 직접 중재에 나섰고, 이를 통해 지역 간 이견을 조율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국방부, 국토교통부, 대구시 등 관계기관 간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올해 2월 의성군에 화물기 전용 화물터미널을 설치하는 계획이 민간공항 기본계획(안)에 반영됐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시작에 불과했다. 기획재정부와의 총사업비 협의를 위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설계 적정성 검토 과정에서 수도권 중심 항공 수요 인식에 따른 입장 차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북도는 인천공항에 이은 ‘제2의 물류 허브공항’ 조성 필요성과 중남부권 물류 거점으로서의 전략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설명했고, 그 결과 화물기 전용 화물터미널 조성 계획이 최종 기본계획에 그대로 반영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특히 경북도는 국방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활주로와 직접 연결되는 항공정비(MRO) 단지 부지 약 4만3천㎡와 장래 확장성을 고려한 추가 확장부지 약 5만6천㎡를 확보했다. 

    여기에 화물터미널 물류 기능을 지원하는 100만㎡ 규모의 스마트항공물류단지 조성 계획까지 기본계획에 반영되면서, 대구경북신공항이 단순한 여객공항을 넘어 경제·물류 중심 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경북도는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성과를 냈다. 국토교통부의 ‘제4차 항공정책기본계획(2025~2029년)’에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방향을 ‘물류 특화 관문 기능을 갖춘 신공항’으로 명시하고, 지방공항 항공물류 활성화를 위한 공항형 자유무역지역 요건 완화와 정책적 인센티브 제공을 전략과제로 반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 공항경제권 형성의 핵심 인프라인 연계 교통망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경북도는 도로·철도 등 총 10개 노선, 연장 473.7km, 총사업비 15조1,811억 원 규모의 신공항 연계 교통망 구축을 추진하며 접근성과 물류 효율성을 동시에 높인다는 구상이다.

    ◈ 2060년을 향한 공항경제권 청사진
    경북도는 신공항 개항 이후 완전한 활성화 시점으로 예상되는 2060년을 목표로 ‘2060 대구경북신공항 신발전구상’을 제시했다. 항공연관산업과 항공 서비스 산업 성장을 통해 문화·관광·투자 유치를 확대하고, 대구경북을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도시권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인도, 두바이 등으로 직항 노선을 다변화하고 미국·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해 여객 수요 1,420만 명, 항공물류 100만 톤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공항을 중심으로 한 경제권은 6개 권역(Hexa-Port)으로 구분해 권역별 특화 산업을 육성한다.

    의성·군위는 항공·물류 산업권으로 조성해 항공물류 허브와 공항신도시를 구축하고, 경산·영천·청도는 교육·모빌리티 산업권으로 미래형 모빌리티와 차세대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구미·김천·칠곡·고령·성주는 첨단스마트 산업권으로 항공우주 융합기술과 첨단 제조업 고도화를 추진한다.

    또 영주·문경·상주·안동·예천은 생명·바이오 산업권으로 백신과 농업 바이오 산업을 강화하고, 봉화·영양·청송은 청정·산림 산업권으로 그린케어와 치유 산업을 육성한다. 포항·경주·울진·영덕·울릉은 해양·에너지 산업권으로 원자력·수소·이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신(新)영일만 구상을 완성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이러한 헥사포트 전략을 통해 대구경북 지역에서 생산유발효과 209조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60조 원, 취업유발 인원 135만 명을, 전국적으로는 생산유발 295조 원, 취업유발 179만 명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새만금항, 영일만항, 대구경북신공항을 연계하는 ‘K-랜드 브릿지’ 전략을 통해 해상·항공 복합물류 체계를 구축하고, 대한민국 중남부권의 새로운 물류 축을 형성한다는 구상도 추진 중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민간공항 건설 기본계획 고시로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며 “공항이 개항하는 그날까지 경상북도가 책임감을 갖고 모든 과정을 철저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어 “2026년은 대구·경북의 100년 미래를 여는 관문공항 건설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