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재난 넘어 문화관광으로 회복…2025년 문화로 성장한 경북

경북도가 2025년 한 해 동안 문화와 관광을 핵심 동력으로 삼아 세계와 소통하고, 대형 재난 속에서도 지역 회복의 해법을 제시하며 ‘문화로 성장하는 경북’의 가능성을 뚜렷이 입증했다. 에이펙(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문화외교 성과와 초대형 산불 이후 문화·관광을 통한 회복 전략은 경북이 위기와 도전을 기회로 전환해 온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경북도는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문화예술과 관광이 결합된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국제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APEC 기념 문화예술 행사와 정상 인물도자 전시, 경주 대릉원 미디어아트 등은 회의의 품격을 높이는 동시에 국제회의를 문화축제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보문관광단지 야간경관 개선과 3대 문화권 관광콘텐츠 구축을 통해 체류형 관광 기반도 강화했다. APEC 붐업 조성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비 15억 원을 지원받아 국제경주역사문화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이를 토대로 인공지능(AI)·한류·역사·문화·산업이 융합된 포스트 APEC 핵심 사업인 ‘세계경주포럼’을 기획해 내년도 국비 21억 원을 추가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APEC을 계기로 외래 관광객 유치와 글로벌 홍보도 확대됐다. 중국 랴오닝성과의 협약을 통해 동북 3성을 대상으로 한 경북 방문 관광상품을 최초로 출시했고, 국제박람회 홍보관 운영과 해외 로드쇼, 특집방송 및 해외 언론 홍보를 통해 경북 관광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였다. 또한 관광 서비스 시설 376개소의 환경 개선을 완료해 국제행사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관광 수용 태세를 구축했다.

2025년 봄, 경북 북부권을 강타한 초대형 산불은 도민의 삶은 물론 다수의 국가유산을 위협하는 초유의 재난이었다. 경북도는 재난 상황 속에서도 국가유산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신속한 현장 조사와 선제적 대응을 통해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방염포 설치와 주요 유산 소산 조치로 안동 만휴정, 의성 만장사 석조여래좌상 등 핵심 유산을 지켜냈으며, 봉정사와 대전사 등 주요 사찰 주변의 위험 수목을 사전에 제거해 산불 요인을 원천 차단하는 예방 중심의 조치도 병행했다.

산불 진화 이후에는 국가유산청과 시군이 협력해 피해 현황을 신속히 집계하고 총 488억 원 규모의 복구 예산을 조기에 확정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42억 원을 투입해 18개 국가유산에 대한 설계를 우선 추진하고, 2026년부터는 본격적인 복구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산불 피해 지역 98개 대피소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문화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이재민의 심리 회복과 공동체 재건을 지원했다. 치유형 문화예술 행사인 ‘찾아가는 힐링 토크 콘서트–소복소복, 다시 한 걸음’도 개최해 문화예술을 통한 위로와 정서적 회복의 시간을 마련했다.

경북도는 산불 이후 관광을 지역 회복의 핵심 동력으로 전환하는 ‘온(ON)-기(氣)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단순한 복구 지원을 넘어 관광을 통해 사람의 발길을 다시 지역으로 이끌고 지역경제 회복을 동시에 도모한 것이다.

산불 피해 5개 시군을 대상으로 ‘기부+관광’ 결합형 여행상품 11종을 운영해, 1박 2일 숙박형 상품 이용 시 관광객 1인당 1만 원이 자동 기부되는 구조를 도입했다. 자원봉사와 관광을 결합한 전국 최초의 볼런투어 프로그램에는 5~6월 두 달간 2만5천여 명이 참여해 봉사와 소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했다.

또 피해 지역 관광지와 전통시장 방문을 연계한 ‘품앗이 관광’을 통해 1,060여 대 규모의 단체 관광을 유도했고, 숙박 할인 프로모션으로 1억 원의 지원을 통해 3억 원 이상의 숙박 결제를 이끌어냈다. 그 결과 2025년 5월 기준 산불 피해 5개 시군 주요 관광지 방문객 수는 전월 대비 79% 증가하며 관광 수요 회복의 분기점을 맞았다.

이밖에 동해중부선 개통에 맞춰 철도관광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고, 영덕 고래불역을 중심으로 무인역 철도관광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산불 피해 지역의 관광 재도약에도 나서고 있다.

경북도는 ‘한글의 본향’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글·한복·한식·한지·한옥 등 ‘경북 5한(韓)’을 중심으로 전통문화 세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국 유일하게 인도 델리대학교에 ‘경북 한글학당’을 운영하며 한국어 교육과 경북 문화 체험을 병행하고, 한국어 말하기 대회 우승자를 경북으로 초청해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실질적인 문화 교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한복진흥원을 거점으로 한복 인재 양성과 산업 육성도 추진해 APEC 정상회의 기간 한복 패션쇼 개최, 정상 한복 제작, 자원봉사자 한복 유니폼 제작 등을 통해 한복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였다. 이와 함께 전통주·종가문화 축제와 포럼을 운영하고, 오는 9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경상북도 단독 전통공예 특별전을 개최하는 등 해외 문화 교류도 확대하고 있다.

경북도는 2025년 문화관광을 통해 세계와 연결되고, 재난을 넘어 회복으로 나아가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PEC 정상회의로 입증된 국제적 역량과 회복형 관광 모델은 경북이 글로벌 문화관광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APEC을 계기로 경북의 문화적 저력과 국제 경쟁력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문화와 관광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세계가 찾는 문화관광 경북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