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초간·초쇄본 포함… 인쇄문화 연구자료로 가치 인정기증 고문헌 공적 문화유산 전환… 시민 손에서 문화재로 이어져국가지정보물 24종·대구시 유형문화유산 13종 보유… 소장 경쟁력 확대
  • ▲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소장 고문헌 4종이 14일 대구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내용 수정 이전 원형을 보존한 ‘성학십도’, 서산대사의 가르침을 당시 한글로 만날 수 있는 ‘선가귀감[언해]’,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판본인 ‘포은시고’, 낙장 없이 보존 상태가 양호한 ‘대전화상주심경’).ⓒ계명대
    ▲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소장 고문헌 4종이 14일 대구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내용 수정 이전 원형을 보존한 ‘성학십도’, 서산대사의 가르침을 당시 한글로 만날 수 있는 ‘선가귀감[언해]’,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판본인 ‘포은시고’, 낙장 없이 보존 상태가 양호한 ‘대전화상주심경’).ⓒ계명대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이 보관해 온 희귀 고문헌 4종이 대구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지정되면서 대학이 축적해 온 고문헌 보존 역량과 시민 기증 문화의 성과가 함께 주목받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14일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이 소장한 고문헌 4종 4책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이번 지정 대상은 조선 전기 인쇄문화와 학문적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로, 원형 보존 상태와 희소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정된 자료는 1569년 교서관에서 간행된 초간본인 ‘성학십도’, 같은 해 묘향산 보현사에서 간행된 초간·초쇄본 ‘선가귀감[언해]’, 1411년 고창 문수사에서 찍어낸 초쇄본 ‘대전화상주심경’, 1533년 황해도 신계에서 간행된 ‘포은시고’ 등 모두 4종이다.

    이 가운데 ‘성학십도’는 퇴계 이황이 선조에게 올린 성리학 교재로, 내용이 수정되기 이전 모습을 간직한 초간본이다. 이황의 제자인 조목의 장서인이 남아 있어 자료적 가치도 함께 인정받았다.

    ‘선가귀감[언해]’는 서산대사 휴정의 수행 지침서를 한글로 옮긴 책이다. 판각 직후 인쇄됐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필사 기록이 남아 있어 초쇄본으로 평가된다.

    불교 경전인 ‘대전화상주심경’은 낙장이 없는 완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확인되는 문수사 간행본 가운데 보존 상태가 뛰어난 사례로 꼽힌다. ‘포은시고’는 정몽주의 시문을 담은 문집으로 국내에서 확인된 동일 판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간행본이다.

    이번 지정은 개인과 문중이 오랫동안 보관하던 자료가 대학에 기증된 뒤 지방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선가귀감[언해]’는 벽오 김남석 학교법인 계명대학교 이사장이, ‘대전화상주심경’은 전 계명문화대학교 유아교육과 박병희 교수가, ‘포은시고’는 청송 유학자 신해관 선생 후손인 신범용 씨가 각각 기증했다.

    이번 지정으로 계명대학교가 보유한 대구시 유형문화유산은 기존보다 4종이 늘어난 13종 24책이 됐고, 국가지정보물은 24종 98책을 유지하게 됐다. 시민들이 기증한 자료가 공적 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서 연구와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되는 대상도 함께 확대됐다.

    오동근 계명대 동산도서관장(문헌정보학과 교수)은 “오랜 기간 개인과 가문이 지켜온 고문헌이 대구시 문화유산으로 인정받게 돼 뜻깊다”며 “지정 자료는 벽오고문헌실 전시와 홈페이지 공개를 통해 시민과 연구자들이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앞으로도 고문헌 발굴과 보존·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계명대학교는 이번 지정으로 대구시 유형문화유산 13종 24책과 국가지정보물 24종 98책을 보유하게 됐으며, 동산도서관 벽오고문헌실 전시와 홈페이지를 통해 지정 자료를 시민과 연구자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