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경우 IT기술을 반영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브랜드끼리만 연동되는 데 반해 일본 경우 브랜드 상관없이 사용가능한 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앞으로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오는 4월 일본 주피터텔레콤 입사를 앞둔 영진전문대 일본IT기업주문반 졸업생인 오윤정씨(28)가 일본취업을 선택한 이유다.
IT시장이 앞으로 축소될 일은 없다고 판단했다는 오 씨는 국내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데에는 스스로 “일종의 도피성도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앞으로 다 잘 될 것이라는 희망 찬 메시지만 남길 수는 없다면서 “진로나 직장을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주변 사람들의 희망 섞인 말들도 때론 폭력적으로 느껴질 만큼 현실은 팍팍했다”고 소회하며 청년취업 현실을 지적했다.
“요즘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문송합니다’라는 표현을 쓰잖아요. ‘문과라서 죄송합니다’(기업에서 이과 출신 채용을 늘리면서 문과 취업이 어려워져 생긴 신조어)라는 표현인데 저 역시 문과생으로 역사학과에 재학 중이니 아무래도 교사나 공무원 준비하라는 주위 추천이 많았어요. 그럼에도 딱히 제가 가야할 길이 안 보이더라고요. 더 이상 물러설 때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이과로 과감히 전향했습니다.”
그는 우선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으며 돈도 벌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휴학을 결정, 각종 아르바이트와 여러 청년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20대에 소위 방황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쳤다고 했다.
이후 현실적인 문제로 통신사 상담원으로 지내던 중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으로 힘들었지만 그는 이 시기가 없었다면 전문대학 과정을 끝까지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돌아보면 아는 범위 내에서만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조차 어렵죠. 아는 범위가 넓어지면 그만큼 길도 넓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들을 쌓아 어느 정도 ‘자기 분석’이 되면 진로 선택이 훨씬 수월할 거라 확신해요.”
-
평소 꼼꼼하고 책임감 강한 성격이었던 그는 영진전문대 일본IT기업주문반에 입학, 일본취업을 목표로 매진했다. 어린 나이가 아니었음에도 서두르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중점으로 살펴봤다고 전했다.
“영진전문대에 오고 나서 회사를 선택할 기회가 많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회사마다 이력서를 다 넣진 않았어요. 회사에 대한 자료조사가 우선이었습니다. 회사 특징에 맞게 이력서를 준비했던 부분을 높이 평가한 것 같더라고요.”
실제 오윤정씨가 입사 예정인 일본 주피터텔레콤 경우 9개월간의 신입 연수를 하고 있다. 9개월간 모든 부서 경험을 통해 전체적인 업무 파악은 물론 본인 적성 파악도 용이해 적응은 물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부분이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자기 분석’을 마친(?) 오 씨는 해외 취업을 염두에 둔 만큼 외국어 준비도 본인만의 스타일을 찾아 준비, 최근의 일본 소식을 접하며 신문이나 사설 해석 연습 등 읽기연습에 특히 중점을 뒀다.
“외국어도 학교에서 철저히 준비를 해 줬지만 어려운 한자 위주로 나만의 교재를 만들어 따로 준비했어요. 한자를 모르면 말은 해도 읽을 수 없기 때문에 회사에서 자료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읽기 중심의 공부가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죠.”
영진전문대는 10여 년 전부터 해외취업특별반을 가동, 컴퓨터정보계열 ‘일본IT취업주문반’을 비롯한 총 8개 반을 개설 중이다. 교육과정을 해외 현지 기업들 요구에 철저히 맞춘 현지화 전략으로 구성해 높은 취업률로 정평이 나 있다.
서울에서 진행된 해외취업 입학설명회 당시 학교 덕을 톡톡히 봤다던 오 씨는 사전에 학교로 직접 찾아오던 에이전트들을 통해 충분한 사전 검토 과정들이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일본IT기업주문반은 커리큘럼 자체가 안정화 돼 있고 여러 노하우들로 본인이 열심히만 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