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산지공판장 상장 물량 6년 만에 ‘5.8배’ 급성장전국 44개 시·군 경쟁 뚫고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지 선정주민 1인당 18개월간 ‘월 15만 원’ 카드형 지역화폐 지급
  • ▲ 청송군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에서 전국 44개 인구감소지역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최종 7개 시·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청송군
    ▲ 청송군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에서 전국 44개 인구감소지역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최종 7개 시·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청송군

    대한민국 사과 주산지인 경북 청송군이 산지 유통망의 폭발적인 성장과 더불어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권까지 따내며 메마른 농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12일 올해 마지막 사과 경매를 끝마친 청송군 농산물산지공판장의 성장세가 매섭다. 문을 연 첫해인 2019년 당시 1905톤에 불과했던 상장 물량은 올해 1만1148톤을 기록하며 불과 6년 사이에 약 5.8배로 덩치를 키웠다. 그동안 물류비와 아까운 시간을 길바닥에 버려가며 대구나 안동 등 외지 공판장으로 향하던 지역 농민들이 발길을 돌려 청송을 유통 중심축으로 확고히 정착시킨 결과다.

    진보면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한 농민은 “과거에는 1시간 넘게 트럭을 몰고 타지 공판장으로 가느라 운송비 부담이 만만치 않았는데, 이제는 집 앞마당 같은 곳에서 제값을 받고 바로 경매를 치를 수 있어 수고로움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 더해 주민들의 지갑을 채워줄 대형 호재가 겹쳤다. 청송군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에서 전국 44개 인구감소지역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최종 7개 시·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뒤 절치부심 끝에 얻어낸 값진 성과다.

    이번 공모 선정으로 청송에는 오는 8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총 657억원의 사업비가 전격 투입된다. 지역 주민들은 조건 없이 18개월 동안 매월 15만원을 카드형 지역화폐로 받게 된다. 외지 대형마트나 대기업 온라인몰로 빠져나가는 돈줄을 묶고, 오롯이 청송 안에서만 자금이 도는 구조다. 군은 한발 더 나아가 자체 예산을 추가로 얹어 지급 규모를 더 늘리는 방안까지 매만지고 있다.

    청송읍에서 밥집을 하는 한 자영업자는 “요새 손님들이 와도 스마트폰으로 외부 물건을 사버리니 동네에 돈이 안 돌았는데, 매달 15만원씩 묶인 돈이 풀리면 당장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매출부터 눈에 띄게 뛸 것 같다”며 반색했다.

    청송군은 돈만 쥐여주는 일회성 복지에 머물지 않도록 주민참여 프로그램과 소상공인 상권 연계 사업을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릴 계획이다. 사과를 팔아 번 돈과 기본소득으로 얻은 소비 여력이 지역 내부에서 끊임없이 순환하는 자립형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농촌을 지켜온 주민들의 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며 “기본소득과 농산물 유통 기반을 연계해 주민이 체감하는 지역 활력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