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은 지금... 맛, 멋, 정성 듬뿍 담긴 식도락 여행지 기지개 켜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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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이 허락해 문 열린, 일명 자물섬 울릉도 해안가 절경.ⓒ뉴데일리
“내 돈 내고, 내가 사먹어요. 관광지 물가가 다소 높은 건 어디든 같아요. 고생한 나를 위해 돈 쓰려고 여행 오는 거죠. 내륙의 맛 집들보다 훨씬 뛰어난 맛과 멋을 다 먹고 갑니다. 흥해라 울릉도”천혜의 자연이 허락해 문 열린 섬, 일명 ‘자물섬’ 울릉도를 찾은 20대 젊은 커플이 미소를 보이면서 이 같이 밝혔다.앞서 일부 불친절과 바가지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울릉도가 젊은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해외여행과 제주도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여전히 단체로 관광버스를 타고 다니는 패키지여행이 주를 이루는 실정이지만, 렌터카와 자가용을 이용해 섬 곳곳을 누비면서 ‘현지인 맛집’을 찾는 개별 여행자도 눈에 띄에 늘었다.MZ 세대가 울릉도를 찾으면서 ‘식도락 여행지’로 떠오르는 신흥 별미를 소개한다. -
- ▲ '고맨디즈'의 대표메뉴 치즈온울릉. 반죽부터 직접 발효해 만든 수제 디트로이트 피자로 울릉도 특산물을 활용한다.ⓒ뉴데일리
현지인·관광객 모두 찾는 ‘퓨전 맛 집’ 고맨디즈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려진 곳 외에 현지인이 즐겨 찾는 맛집 투어도 울릉도 여행의 묘미로 꼽힌다.이 중에서도 손꼽히는 곳은 내수전 전망대와 봉래폭포, 행남해안산책로 등 정평 난 관광명소를 품은 저동리의 ‘고맨디즈’ 같은 식당이다.이곳은 이역만리 호주서 10년 이상 요리 경력을 쌓은 전진(43)씨와 아내 배누리(39)씨가 2021년 문을 열었다.섬 주민들은 이곳을 소개할 때, ‘다국적 식당’이라고 할 만큼 메뉴가 현란하고 내륙의 퓨전요리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특히 울릉도 특산물로 만든 수제 피자를 비롯해 산동식 마늘 닭요리인 ‘산동쇼기’를 비롯해 파스타와 피자, 하몽 샐러드, 수육전골, 등갈비찜, 나가사키 짬뽕탕 등 메뉴가 모두 15종에 이른다.이들 부부는 “육지에서는 음식 하나만 잘해도 접근성이 편리해 전국서 손님이 몰려들지만, 섬에서는 지속적인 신메뉴 개발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이유를 댔다.섬 주민들의 단골 메뉴는 퓨전 피자와 유린기다. 오징어먹물로 반죽을 빚고, 울릉도 부지깽이로 페스토를 만들고, 텃밭에서 키운 루콜라가 들어간다. 손님의 80%이상 현지인들이었지만,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
- ▲ '이사부초밥'의 점심특선 메뉴. 예약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식당으로 통하는 이유다.ⓒ뉴데일리
예약 안하면 못 먹는 ‘특급 호텔 셰프의 맛집’ 이사부초밥울릉도에는 서너 군데 초밥집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MZ 세대 사이에선 점심시간부터 예약 안하면 줄 서야 먹을 수 있는 ‘이사부 초밥’이라는 이름의 아담한 식당이 명성을 떨치고 있다.섬 주민들은 ‘동네 초밥집이라고 얕봤다간 큰 코 다친다’고들 소개한다. 이곳은 서울 파르나스 호텔의 일식 레스토랑 ‘하코네’ 출신의 장덕수(43) 셰프가 2019년 문을 열었다.이사부초밥은 군청을 비롯한 지역 내 공직자들과 젊은 현지인 사이에서도 예약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식당으로 통한다. 식당 규모는 15석 내외지만, 항상 예약 손님들로 금세 찬다. 또 준비한 재료가 조기 소진돼 일찍 영업을 마감하는 날도 많다.특히 점심에만 한정해 판매하는 초밥 도시락은 여행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일식당답지 않게 국산 주류만 취급하는 것도 특징이다.장 셰프는 “울릉도 바다서 잡히는 어종이 다양하지 않아 내륙서 건너온 해산물을 취급하기도 하지만 문어와 무늬오징어, 대방어 등의 재료는 최대한 울릉도 자연산을 사용한다”고 했다. -
- ▲ '만원의행복'의 정갈한 상차림이 많은 이들에게 맛, 멋, 정성을 선물하고 있다.ⓒ뉴데일리
‘주인이 직접 잡은 고급 어종, 상에 올리는’ 착한 맛집 만원의 행복예부터 울릉도 특미로는 홍합밥, 따개비밥, 따개비칼국수, 오징어·꽁치 물회, 오징어내장탕, 오삼 불고기 등이 잘 알려져 있고 대부분의 식당이 동일 메뉴를 판매한다.이 중에서도 울릉도 관문 도동항 인근의 ‘만원의 행복’ 식당은 세대를 막론하고 일명 가성비 맛집으로 통한다. 이 식당은 울릉도가 고향인 석경호(57)씨 부부가 문을 열었다.특히 평소 배 낚시를 즐기는 석 씨는 직접 잡은 고가의 자연산 참돔, 벵에돔, 방어 등을 구워 반찬으로 내는 등 경기불황과 고물가에도 낮은 가격을 유지해 물가 안정에 동참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착한가격업소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이 식당을 찾는 이들은 ‘맛과 친절, 정성이 담겨 인심 좋은 울릉도’의 인상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평가했다.석경호 씨 부부는 “울릉도라서 안된다가 아닌, 울릉도라서 된다는 신념으로 손님들께 맛, 멋, 행복 모두 드릴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며 “예부터 인심 좋기로 소문난 고향의 명성 회복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