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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내년 4.15 총선 출마를 시사함에 따라 TK(대구경북)지역 선거 판세에 격변이 예상된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8일 tbs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내년에 장내로 들어가서 마지막으로 내 인생을 정리하는 정치를 해보려고 한다”며 총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홍 전 대표 출마는 그간 TK지역에서 꾸준히 제기됐지만 본인이 즉답을 피해 무수한 설(說)만 돌았던 상황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를 이유로 북구을 당협위원장에서 물러났지만 자신의 SNS와 개인 방송을 통해 존재감을 꾸준히 드러내 왔다. 지난 25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구속과 문재인 퇴진 촉구 집회에 참석해 ‘강한 보수’이미지로 두터운 지지층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지역 정가에선 홍 전 대표의 고향인 경남 창녕과 대구 북구을을 가장 유력한 출마 예정지로 보고 있다. 당초 자신이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북구을에 ‘마지막 정리’의미를 둘 것으로 예상됐으나 경남 창녕쪽으로도 점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현재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지역구로 둔 엄용수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상태로 대법원 상고심서 형이 확정될 시 창녕 출신인 홍 전 대표가 ‘마지막 정리’의미로 고향을 택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아직까지 구체적인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으나 영남권 출마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대구 수성갑 출마에 꾸준히 타천되며 중앙당 낙하산 공천의 대표격으로 타천돼 왔다.
여당 소속의 수성갑 김부겸 의원의 링 파트너로 김 전 위원장이 나설 경우 대권 잠룡들의 한 판 승부로 전국적인 관심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다선 의원인 김부겸 의원은 최근 조국 사태 여파로 지역 민심이 예전 같지 않고 자칫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정치 생명이 좌우될 수 있다는 분위기지만 민주당 시당 차원에서도 유력한 정치 신인 영입 등으로 새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수성갑 금배지에 도전하는 한국당 내 지역 인사들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정순천 당협위원장은 당원 서명운동 등을 통해 꾸준히 낙하산 공천을 반대해왔고 입성을 기대하는 신인들은 그야말로 힘 빠지는 상황이다. 중앙당에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두 거물급 인사들의 영남행을 두고 지역 정가 관계자는 “조국 정국으로 한국당 지지도가 오른 상황에서 자칫 중앙당 인사들의 낙하산 공천이 지역 신인들의 정계 입성은 물론 지역민 정서에도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 거물급 인사일수록 수도권 험지 출마로 당에 헌신하는 모습이 필요한 때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