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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이 추석 명절을 맞아 지난 17일부터 백선기 칠곡군수가 집적 기획해 시작된 캠페인인 ‘언택트 추석 캠페인’이 주목을 끌고 있다.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 고향방문과 모임을 자제하자는 내용이 담긴 글을 남기고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챌린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캠페인이 시작되자 70이 넘은 어르신부터 재경향우회 회원, 종갓집 종손, 주부, 농민, 노인회장 등 각계각층 주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이 이어지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먼저 부모님 눈치를 보며 고향에 내려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자식들을 위해 부모님들이 캠페인에 앞장섰다.
성인문해 교육을 통해 최근에서야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은 “며느라 올개는 눈치 보지 말고 안 내리와도 된다”, “아들아 엄마 안와도 한게도 안 섭섭다. 손자들캉 집에서 추석 재미나게 보내라”고 전했다.
최삼자(73·女)씨는 “코로나로 힘든 아들아,이번 추석은 마음만 보내고 그리움은 영상으로 채우자”고 제안했다.
이영석(59) 칠곡인문학마을협의회장은 “나는 잘 지내고 있다. 차례는 내가 모실 테니 걱정 말고 추석 보내라 어디 다니지 말고 방콕 하거라”고 당부했다.
또 자식들이 코로나19로 고향에 가지 못하겠다며 부모님에게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글도 많았다.
손경희(52·女) 칠곡문화원사무국장은 “올해는 열심히 일하는 아들, 며느리에게 언택트 추석이라고 전화주세요”라고 제안했다.
김희열(54) 작가는 “이번 추석은 이 효자는 안갑니다. 사랑하는거 알지예”라며 부모님의 동의와 이해를 구했다.
이지연(41) 주부는 “눈치 보지 말고 오지 말라 하셔서 정말 눈치 안보고 안갑니다 어머니”라고 말했다.
타지에 있는 향우회원들의 동참도 이어졌다. 채석균(70) 칠곡군재경향우회장은 “이번 추석명절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겠습니다. 향우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 드립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고향 방문 자제를 호소했다.
이밖에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캠페인에 동참한 주민들도 눈길을 끈다. 오순기(56) 영지버섯 농가는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종이를 들고 부모님의 산소에서 캠페인에 동참했다.
칠곡군에서 서기관으로 퇴임한 홍상철(62) 국장은 마스크에 언택트를 의미하는‘UT’를 적고 “코로나도 언택트 추석도 언택트”라고 했다. 칠곡군은 이번 캠페인을 추석연휴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백선기 군수는 “이번 추석에는 귀향할 수 없고, 차례를 지낼 수 없다 해도 부모님과 친지, 이웃들과 더 깊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참된 효도는 장소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정성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며 캠페인 동참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