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선 뷔페52 대표 “K푸드로 한-필리핀 ‘문화 가교’ 역할하고 싶어”

필리핀 민다나오 섬 다바오(Davao)에서 한국식 뷔페를 운영하는 박명선(63·여) 뷔페52 대표는 7일 “한식뷔페가 필리핀 소비자들에게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는 못했다”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박 대표는 지난 2007년 은퇴 후 필리핀 마닐라에서 남편 류재운씨와 거주하다 2015년 사업차 이곳 다바오 토레스시로 이사를 온 뒤 한식뷔페와 식료품 잡화점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올 들어 함박웃음이다. 한류 바름을 타고 삼겹살, 비빕밥, 잡채, 떡볶이, 김밥 등 한식이 필리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자)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뷔페52에 필리핀 손님 발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별화한 메뉴와 매장 콘셉트를 강조한 그는 매일 새벽 4시 30분에 현지 재레시장을 찾아 자신이 직접 구입한 신선한 웰빙 한식재료와 고기류로 푸드바를 가득 채운다.

또 식료품 잡화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한국의 된장, 고추장 등 소스류, 아이스크림, 빙수 등 디저트 종류를 손님에게 제공하고 한식당과 패밀리레스토랑, 카페를 접목한 새로운 외식문화를 선보이면서 필리핀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박 대표는 “은퇴 후 쉬는게 즐거움으로만 알았지만 얼마 지난지 않아 무료함을 느겼다”며 “신선한 재료를 준비해 음식을 만들때가 가장 즐겁다”고 했다.

20여년전 한국에서 3000원짜리 보리밥을 시작으로 외식사업의 한우물을 파온 그녀는 이후 대형 프렌차이저 식당을 대구와 대전, 인천, 서울에서 운영하다 필리핀으로 건너갔다. 

식당 상호명에 ‘52’라는 숫자에는 그의 사업 운영의 개성과 철학이 녹아있다. ‘52’는 성경에서 예수가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1000명을 먹인 ‘5병2어(五餠二魚)’의 기적에서 따왔다. 

박 대표는 다바오 시내에 있는 20개 한국식당 가운데 유일하게 600명 가량의 교민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고 식당에서 근무하는 현지 직원 22명도 대부분 10년 넘게 그와 함께 일하고 있다. 

특히 그는 현지 고아원 방문이나 천주교 수도원 방문 등을 통해 ‘상생(相生)’이라는 기업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다바오에서 첫 사업 실패 사례를 예로 들며 “요식업계 종사자들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지만 경험이 없어 현지에서 성공한 사례는 1% 미만”이라며 “철저한 사전준비와 현지화를 통해 한계를 없애고 스펙트럼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식뷔페를 통해 한·필리핀 간 ‘문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그는 “한식뷔페는 단순히 먹는 음식의 차원을 넘어 우리 식문화의 정수이자, 세계인과 정신적으로 교감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매체”라면서 “세계인이 직접 맛보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콘텐츠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