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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시립박물관이 한국의 무속신앙 유물을 한자리에서 감상 할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박물관은 지난 1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박물관 중앙홀에서 한국의 무속신앙 유물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2015년 특별기획전시’를 열었다.
“한국의 무속신앙, 인간과 신령을 잇다”란 주재로 마련된 전시회는 오는 9월 30일까지 계속될 예정으로, 박물관 1층 영상기획실과 2층 특별전시실에 마련됐다.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체계적인 교리가 있는 많은 종교가 있음에도 불구, 오랜 세월동안 우리 민족의 길흉화복에 깊게 관여해온 흔히 무당, 굿으로 대표되는 무속문화를 현대의 눈으로 새롭게 되짚어봄으로써, 고대로부터 신령의 지혜를 빌어 건강과 행복을 빌고 삶의 무거움과 죽음의 두려움을 달래 온 우리의 사회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자 기획됐다고 말했다.
무속(巫俗)이란 무당(巫堂)이라는 사제를 중심으로 춤(巫舞)과 노래(巫歌)로 여러 신령(巫神)을 모셔 액을 막고 복을 비는 토속신앙(信仰)으로, 이번에 소개된 유물은 오랜 기간 무속유물을 수집해 온 재단법인 운경재단 곽동환 이사장의 소장품 중 150여점을 엄선해 3부로 나눠 전시하고 있다.
제1부 ‘인간과 신령을 잇는 의례행위, 굿’ 에서는 삼불제석, 바리공주, 칠성, 호구별성 등 무신도(巫神圖, 신령의 실재적 신체를 그림으로 그린 것) 및 부채, 요령, 명두 등 각종 유물들을 전시하고, 또 동해안별신굿보존회 전수조교가 제작한 지화,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굿, 무속신앙에서 숭배의 대상이 되는 신령이야기 등 다양한 자료들을 소개한다.
제2부 ‘인간과 신령을 잇는 매개자, 무당’ 에서는 강신무(신내림을 받은 무당)와 세습무(조상대대로 무당의 신분을 이어받아 무업을 수행하는 무당)에 대해 살펴보고, 동해안별신굿(중요무형문화재 제82-가호) 보유자인 세습무당 故김석출(1922~2005)이 생전에 굿을 연행할 때 사용하던 무구들과 직접 제작한 지화 등의 유물과 활동영상이 보여진다.
제3부 ‘인간과 신령을 잇는 도구, 무구’ 에서는 별상, 용신, 산신, 옥황상제, 와룡선생 등 무신도와 첨사통, 부적판, 신칼 등 굿을 하거나 점을 칠 때 사용하는 도구들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1841년 한해의 동서남북 24방위신과 월별 길일을 새긴 연신방위지도와 신장(神將), 액을 물리치는 주문을 하나의 목판 양면에 각각 새겨놓은 부적판, 강원도 금강산 유점사 북두대성칠원성군에게 수복을 비는 부적판 등 중요유물 등도 소개한다.
한편 개막식에 참석한 최영조 시장은 “이번 전시 관람을 통해 무속신앙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신령에게 청해 건강과 행복을 빌며 한을 풀고 삶의 고단함을 덜어내던 우리 민족의 진한 향기를 느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경산시민의 건강과 소망이 모두 이뤄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