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아래 거론되던 제3후보지 첫 공론화, 국면전환 기대
  • ▲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16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드 배치와 관련, 제3후보지를 찾아야 한다고 공식 제안했다.ⓒ경북도 제공
    ▲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16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드 배치와 관련, 제3후보지를 찾아야 한다고 공식 제안했다.ⓒ경북도 제공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 성주 ‘성산포대’가 아닌 제3후보지를 검토하자고 공식 제안하며 공론화에 나섰다.

    김 지사는 16일 오전 도청브리핑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해 국민께 드리는 호소’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 성주 5만 군민의 삶이 지척에 있는 ‘성산포대’는 어렵다는 데 공감한다”며 “정부는 더 이상 ‘성산포대’만을 고집해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이제는 주민의 동의를 바탕으로 국가안보를 지켜낼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을 찾는 일에 모두가 함께 나서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지사의 이 발언은 그동안 성주군 내 제3후보지 등이 강하게 부상하면서 제3후보에 대한 문제를 공식 제기함에 따라 제3후보지가 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3후보지로는 성주 염속봉산, 까치산, 성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지사가 과감히 제3후보지 공론화에 나선 것은 사드 문제를 더 이상 끌어서는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피해가 불가피하고 여론이 분열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이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지사는 정부에 대해서도 대화를 촉구했다. 그는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군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확실한 창구를 마련하고 진솔한 대화를 꾸준히 이어가 주기를 바란다”면서 “군민들에게도 ‘마음을 열고 차가운 이성으로 나라와 성주를 함께 바라보면서 대화에 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발언은 17일 예정된 한민구 국방부장관과 성주군민 간의 대화를 계기로, 채널을 공식화해 소통과 대화를 지속시켜 달라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또 사드 배치와 관련, 정쟁이 격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도 표했다. 그는 “국가자존과 국민의 생명을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맡길 수도,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를 북한의 손에 맡겨서도 안 된다는 것을, 우리는 구한말 나라 잃은 아픔과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역사를 통해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드배치’라는 불가피한 국가안보적 중대사를 놓고 국론이 분열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주장은 할 수 있으나 나라의 안위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고 본다”며 “사드를 둘러싸고 나라와 지역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를 이용하거나 왜곡 시키는 일이 없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김 지사는 경북지사로서 성주군민에 대한 안타까움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평생을 고향에 살면서 농사 밖에 몰랐던 순박한 군민들이 ‘사드 배치’라는 갑작스런 일을 어찌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 성주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영문도 모른 채 모든 것을 감내하라는 것은 참으로 가혹한 일이다”며 “그러므로 성주가 겪고 있는 지금의 아픔은 결단코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 국가의 문제를 지역에서 풀어가기 위한 어렵고 고된 과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