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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을 대표하는 정치인이자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강석호 전 최고위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이 인접 선거구에서 열린 재선거에 출마한 같은 당 김재원 후보 총력 지원에 나섰다.
강석호 전 최고위원은 그간 한국당내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됐고, 김재원 후보는 '친박 핵심'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럼에도 강석호 전 최고위원이 김재원 후보 지원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섬에 따라, 홍준표 대선 후보가 공언한대로 이제 한국당 내에 계파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12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재선거 공식선거운동기간 시작 이후 첫 일요일이자 상주시와 의성군의 장날인 2일, 강석호 전 최고위원은 의성전통시장 곡물전 앞에서 열린 김재원 후보의 유세 현장에 나타나 지지를 호소했다.
강석호 전 최고위원은 이날 지원유세에서 "이곳 경북은 보수의 심장"이라며 "물론 우리의 잘못이 있었지만 처절한 반성을 했고, 밉다손 치더라도 정권을 진보좌파에게 넘길 수는 없지 않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나도 4개 군(郡)을 지역구로 두고 있지만, 초선 의원으로는 4개 시·군을 일일이 챙기고 힘들고 재선거로 임기 3년이라 시간도 없다"며 "국정경험과 능력을 두루 갖춘 김재원 후보를 3선 의원으로 만들어 지역의 밀린 숙제를 해결하시라"고 권했다.
나아가 "김재원 후보는 흔히 말하는 국정농단을 한 진박(眞朴)이 절대 아니며, 융통성이 있는 훌륭한 정치인"이라며 "김재원 후보를 다시 뽑아서, 이 기세로 우리 당 대통령 후보인 홍준표 후보에게 몰표를 안겨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석호 전 최고위원은 단순히 인접 선거구의 한 국회의원이 아니라, 경북 전역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경북의 거목(巨木)'이다. 고향은 경북 포항으로, 포항에서 포항시의원과 경북도의원을 지내는 등 '풀뿌리 정치'로부터 정치 역정을 시작해 '뿌리가 강한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부친의 고향인 경북 영덕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한 이래 18~20대 세 번 내리 지역민의 압도적인 지지와 성원으로 당선되며 3선 의원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8·9 전당대회에서는 당의 혁신과 인적 쇄신을 내걸고 출마해, 비박 계파의 조직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최고위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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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강석호 전 최고위원의 지원유세는 김재원 후보에게 천군만마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후보는 지원유세를 나온 강석호 전 최고위원과 수시로 귀엣말을 나누며, 파안대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유세가 열린 경북 의성은 김재원 후보의 고향인데도, 유세 현장을 지나가던 지역민들 중에 강석호 전 최고위원을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도 많았으며, 동반 촬영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강석호 전 최고위원은 계속되는 촬영 요청에 바쁜 모습을 보였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지난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서 "이제 5월 9일까지는 내가 대장"이라며 "(친박·비박) 계파는 없다"고 천명했다.
아울러 "국정을 농단했던 극히 일부의 친박들도 정치적으로 탄핵이 됐다"며 "당에 친박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러한 홍준표 후보의 단언에도 불구하고 과연 친박계와 비박계가 홍준표 후보를 중심으로 잘 융합될 수 있을지 당 안팎에서는 우려와 의구심이 섞인 시선이 있었는데, 이날 강석호 전 최고위원이 김재원 후보 당선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은 '홍준표 대선 체제'에 청신호가 들어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 18대 대선 기간 동안 경북도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80-80 프로젝트(80% 투표, 80% 득표)'를 관철했던 강석호 전 최고위원의 적극적인 선거전 가세는 홍준표 후보의 대선 가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강석호 최고위원이 80-80을 목표로 내걸었을 때 '공산당 투표도 아닌데, 가능하겠느냐'고 뒤에서 수군거린 사람들도 있었는데, 강석호 최고위원이 실제로 이를 해냈다"며 "지역선대위 강화를 주장한 홍준표 후보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