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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와 해방 전후 태어난 시골 할머니들의 손글씨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글프로그램에서 글꼴로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12일 공식 SNS(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한컴오피스에 칠곡 할머니의 손글씨를 디지털로 전환한 ‘칠곡할매글꼴’이 정식으로 탑재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한컴오피스에서 칠곡할매글꼴을 검색해 선택하면 다섯 분의 시골 할머니 손 글씨체로 한글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
칠곡할매글꼴의 한컴오피스 탑재 소식이 알려지자 할머니들의 반응은 뜨겁다.
추유을 할머니는 토마토, 가지, 오이 등의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상자에 담아 한글과컴퓨터에 전달해 달라며 칠곡군청을 찾아 “너무 감사한 마음에 농산물을 준비했다”며 “내가 죽더라도 글꼴을 통해 나를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칠곡군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할머니들의 굴곡진 삶이 녹아있는 칠곡할매글꼴을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칠곡할머니 글꼴이 많은 국민들이 접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행정에 평생학습을 접목해 삶의 질을 향상 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경진 대구가톨릭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다양한 글씨체가 많은 사회일수록 이를 활용한 글꼴과 문화가 다채롭게 발달하고 관련 산업이 성장한다. 아날로그 감성과 고향이 정이 녹아있는 칠곡할매글꼴은 새로운 영감과 아이디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칠곡군은 지난해 12월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뒤늦게 한글을 깨친 할머니 400분 중 개성이 강한 글씨체를 선정해 칠곡할매글꼴로 제작했다.
글꼴은 글씨체 원작자의 이름을 딴 △칠곡할매 권안자체 △칠곡할매 이원순체 △칠곡할매 추유을체 △칠곡할매 김영분체 △칠곡할매 이종희체 등 5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