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학편지, 시 낭송, 공연 등 학생들 자발적인 동참 ‘눈길’
  • ▲ 제2연평해전 19주기를 앞두고 6·25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에서 학생들을 중심으로 추모열기가 뜨겁게 일고 있다.ⓒ칠곡군
    ▲ 제2연평해전 19주기를 앞두고 6·25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에서 학생들을 중심으로 추모열기가 뜨겁게 일고 있다.ⓒ칠곡군

    제2연평해전 19주기를 앞두고 6·25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에서 학생들을 중심으로 추모열기가 뜨겁다.

    제2연평해전은 지난 2002년 6월 29일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기습 공격으로 벌어진 전투로 남한 해군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했으나 승리를 거둔 잊을 수 없는 전투이다.

    이러한 해전에 희생한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칠곡군은 지난 26일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서 ‘제2연평해전 추모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민 및 초·중·고 학생 60여 명이 참여했으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종이학 편지를 접고 추모 시를 쓰는 것은 물론 가야금 병창과 롤콜 퍼포먼스를 펼쳐 주목받았다.

    추모 행사는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 경비정과 전투를 벌이다 중상을 입었던 이희완 해군 중령의 특별 강연과 백선기 칠곡군수의 추도사로 시작됐다.

    배근영(순심여고·3) 학생의 가야금 병창 ‘사랑가’와 유아진(왜관초·5) 학생의 추모 시 ‘6인의 영웅’ 낭송이 이어졌다.

    배근영 학생은 “추모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추모 공연에 참가했다”며 “차가운 바다에서 희생당한 분들을 따뜻한 사랑으로 위로하고 싶어 사랑가를 불렀다”고 전했다.

    왜관초등학교 5·6학년 학생은 제2연평해전 전사자에 대한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담아 색종이에 편지를 쓴 뒤 종이학으로 접은 종이학편지 650통을 전달했고 성악가 최원철 씨는 비목을 열창했다.

    이어 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잊지 않겠습니다”고 외치며 희생 장병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렀다.

    이희완 중령이 가운데 서고 학생들은 얼굴대신 등에 새겨진 희생 장병 6명의 이름을 보이는 ‘내가 참전용사다’ 퍼포먼스는 감동을 자아냈다.

    더불어 이윤경 칠곡군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은 강의 중인 이 중령의 모습을 그려 전달했고 칠곡영쳄버오케스트라 어머니회는 행사 참가자를 위해 간식을 준비했다.

    이윤경 국장은 “이 중령님의 하얀 정복속의 숨겨진 상처를 우리는 지금껏 보지 못하고 살았다”며 “그림을 그리는 동안 죄송함과 아픔으로 연필을 들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추모 행사가 끝났음에도 노유진(왜관중·3) 학생이 연실 눈물을 흘리자 이 중령은 따뜻하게 위로했다.

    노유진 학생은 “지금 제가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누군가의 희생 때문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이 너무 죄송스러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칠곡군 학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해군 기념품을 보냈다.

    이 중령은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이 일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역사를 마음속으로 깊이 새긴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며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숭고한 일에 앞장서 주신 칠곡군과 학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백선기 칠곡군수는 “참수리 357호정 대원들이 보여준 위국헌신의 군인정신이 강산이 두 번 변하는 긴 세월과 함께 잊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앞으로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산화한 호국용사들의 높은 뜻을 받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