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강대식 교수팀, 머리카락보다 작은 움직임 감지하는 초고감도 센서 개발
  • ▲ 연구 관련 그림.ⓒ포스텍
    ▲ 연구 관련 그림.ⓒ포스텍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움직임까지 정확히 포착하는 초고감도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호흡처럼 미세한 신체 신호를 정확히 읽어내, 웨어러블(werable) 기기와 로봇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의 몸이나 구조물의 표면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늘어남과 움직임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심장 박동, 호흡, 맥박 같은 생체 신호는 물론 아주 약한 힘이나 진동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작은 움직임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센서는 건강 관리 기기, 로봇 공학, 사람과 기계가 소통하는 기술에서 핵심 부품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기존 센서는 변화가 클 때는 잘 반응하다가도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움직임에는 반응이 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POSTECH 기계공학과 강대식 교수, 박지은 박사 연구팀은 아주대 김민호 박사, 김태위 박사와 함께 이 한계를 넘는 센서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만든 센서는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금으로 만든 매우 얇고 잘 휘는 센서로 금 표면에 생기는 ‘나노 크랙’, 즉 미세한 금의 균열을 정교하게 조절해 감도를 크게 높였다.

    이 센서의 핵심은 금에 생기는 균열의 ‘깊이’다. 유리창에 금이 깊이 갈수록 작은 충격에도 쉽게 깨지는 것처럼, 센서 전극의 금이 깊을수록 아주 작은 변화에도 전기 신호가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균열이 지나치게 깊어지면 전기가 끊겨 센서로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전극 아래에 ‘반경화 폴리이미드(Semi-cured Polyimide)’ 중간층을 넣었다. 

    이 층은 낮은 온도(섭씨 200도)에서 절반만 굳힌 상태로, 금이 자라는 과정에서 저항을 줄여 금이 더 깊숙이 자라면서 끊어지지 않도록 돕는다. 쉽게 말해, 잘 부러지지 않으면서도 작은 변화에는 극도로 예민한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 설계 덕분에 센서는 늘어남이 2%에 불과한 상황에서 ‘게이지 팩터’ 10만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금 기반 센서보다 약 50배 이상 민감한 수치다. 연구팀은 이 센서를 사람 콧등에 붙여 호흡 실험을 했다. 

    숨을 쉴 때 코 내부의 압력이 바뀌며 콧등 피부가 아주 조금씩 움직이는데, 이는 기존 센서로는 측정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연구팀의 센서는 이 움직임을 또렷하게 감지했고, 측정된 신호는 실제 호흡 패턴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센서는 매우 얇고 잘 휘어져 피부에 밀착되기 때문에 착용 시 불편함이 거의 없다. 이에 따라 마스크형이나 벨트 형태의 기존 호흡 측정 장비를 대신할 새로운 신체 신호 감지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강대식 교수는 “금의 미세한 성장을 정밀하게 조절해 아주 작은 움직임에도 반응하면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센서를 구현했다”며 “웨어러블 기기와 소프트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사업, 기초연구실사업, 박사과정생 연구장려금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