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규제 강화로 단기 비용 증가 환경·사회 부문 ESG 점수 하락 분석
  • ▲ 계명대학교 경영학과 김경현 교수.ⓒ계명대
    ▲ 계명대학교 경영학과 김경현 교수.ⓒ계명대
    한국의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이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를 통해 발표됐다. 강화된 안전 규제가 기업의 단기 비용 부담과 규제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장기 지향적 투자 활동인 ESG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계명대학교(총장 신일희) 경영학과 김경현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 ‘The impact of the Serious Accidents Punishment Act on corporate ESG: Evidence from Korea 연구는 산업연구원 서성민 부연구위원이 교신저자로 공동 수행했다.(중대재해처벌법이 기업의 ESG에 미치는 영향: 한국 기업 실증분석)’는 경제학 분야 Q1 국제저명학술지(SSCI)인 Journal of Asian Economic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진은 한국의 중대재해처벌법(Serious Accidents Punishment Act, SAPA) 시행 이후 기업 경영 환경의 변화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법 도입으로 인해 기업들은 안전관리 인력 확충과 전담 조직 구축, 각종 인증 취득과 외부 컨설팅 등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안게 됐으며, 이 과정에서 단기적인 재무 부담과 규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에서는 이러한 비용 증가와 불확실성이 장기적 가치 창출 활동과 연계된 ESG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가설로 설정하고 실증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산업에 속한 기업일수록 법 도입 이후 ESG 점수가 유의미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경(E)과 사회(S) 부문에서 점수 감소 폭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해당 부문이 설비 투자, 인력 운영, 안전·환경 관리 등 기업의 직접적인 비용 지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규제 준수 비용의 증대가 기업의 장기 투자 성격을 지닌 ESG 활동을 제한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경현 교수는 “안전 규제의 강화는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목표”라며 “다만 기업이 단기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규제 준수 비용이 커질 경우, 장기적 가치 창출 활동인 ESG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균형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산업 안전 정책과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정부 규제가 기업의 단기 비용 구조뿐 아니라 장기 투자 전략과 지속가능경영 활동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ESG라는 통합 지표를 통해 분석했다는 점에서 학문적·정책적 시사점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진은 향후 산업 안전 정책 수립과 기업의 ESG 전략 설계 과정에서 본 연구 결과가 실질적인 참고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