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관이 불타면서 자칫 생가 뒷산으로 불길이 번질 가능성이 높았지만, 생가보존회 엄무용 사무국장의 재치있는 기지로 불길이 생가로 옮겨 붙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추모객으로 위장한 한 남성이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시간은 이날 오후 3시 10분께.
그는 자신이 거주하는 수원에서 시너 1리터를 구입한 뒤 버스로 구미 상모동 생가에 도착해 추모를 하는 척하다 추모관 내부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이 불은 순식간에 추모관 내부를 모두 태웠고 바로 인접한 인접한 생가 초가집으로 불이 자칫 붙을 수 있었던 상황.
이 때 생가 보존회 사무국장과 인근에 있던 의경들이 백씨를 제압했고 특히 사무국장은 추모관을 포기하는 대신, 생가를 지키기로 결심하고 소화전의 호수를 생가 초가(이엉)를 향해 물을 뿜어 생가로 불똥이 튀지 않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의 재치로 인해 더 큰 화재가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는 얘기들이 회자되고 있다.
추모관은 복구 비용이 9천여만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해졌다. 추모관은 가입한 보험으로 모두 복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구미시에서도 복원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백승주 경북도당 위원장 등 경북도당 관계자는 2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복원에 필요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복구 비용이 부족하면 당원들끼리 모금을 해서라도 복구에 전력을 쏟기로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범행은 백 씨(48·수원 거주)혼자 저지른 것으로 최종 결론짓고, 공용건조물방화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백씨는 3년 전에도 대구 팔공산에 위치한 노태우 생가에 불을 질렀고 지난 2007년에는 서울 송파구에 소재한 사적 101호 삼전도비 훼손으로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나 자결을 해야 할 판인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 화가 나 방화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