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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차기 대선출마 의사를 피력한 김관용(73) 경북도지사가 새누리당 내 친박조직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현직 단체장인 김 지사가 대표를 맡은 것을 두고 대구경북 내 논란이 숙지지 않고 있다.
당장 지역 내에서는 대권출마 의사를 피력한 김 지사가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의 얼굴마담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꾸준히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 노력해온 만큼 끝까지 의리를 지키고 무너져 가는 보수(保守)를 당당히 지켜려는 의지가 담긴 행보라는 지적도 상존한다.
이런 논란 속에 김 도지사가 14일 도청1층 북카페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정치현안에 대한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 내 친박과 비박계 간 첨예한 갈등 등 분당사태로 까지 번지는 정치현실에 대해 “지금은 통합이 필요하다”고 일갈하고 화합을 주장했다.
그는 우선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공동대표를 등 정치적 행보에 대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통합으로 새누리당 내 친박과 비박 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당내 갈등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다.
그러면서 “저의 행보를 두고 대선출마용이라고 호도할 수 있지만, (대선출마에 대해)국민요구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시기가 되면 (언론인)여러분과 논의할 수 있을 것이고 개인적으로 부족하고 어려움이 있지만 갈 수밖에 없다”면서 직접적인 대선 언급은 자제한 채 진한 출마 뉘앙스를 남겼다.
김 지사는 간담회 30분 동안 정치적 전반에 대한 진단과 경제현실, 국민통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분명한 소신을 이어갔다.
그는 국민 촛불집회에 대해 “촛불집회가 가진 국민적 희생이 국가발전 동력으로 되고 국가의 틀 개조를 위해 다시 승화되어야 한다”면서 “단순히 과거 잘못의 비판 늪에서 빠지지 말고 희망있는 나라 함몰돼 있는 가치에 대한 새로운 전환, 국민경제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있는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그는 황교안 대통령 총재권한 대행 출범에 맞춰 경제를 위해 대통령 권한대행과 경제장관, 시도지사가 참가하는 ‘비상시국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짧은 기간이지만 자영업자 폐업속출 등 국민이 분노하는 시점에 지혜를 모으기 위해 ‘비상시국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 분당보다는 당의 틀을 개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현재 ‘친박’과 비박 갈등을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이제 통합적 모습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하고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대표)로 (제가) 집권여당 들어가서 쓴소리하고 고칠 것은 과감히 뜯어고치고 당 개조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지사의 최근 정치행보를 두고 대구경북 내에서는 새누리당 비박계 회의체인 ‘비상시국회의’ 유승민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람 모두 TK(대구경북) 출신으로 지역에서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데다 당장 새누리당 내 비박과 친박의 수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어 대척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관계자는 “두 사람 간 평소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대선 정국에서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