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착륙 안전 보장 지역민 ‘한 목소리’활주로 연장 등 위한 추진위 출범추진위, 부산항공청·국토부 등 방문예정
  • ▲ 울릉지역 최대 토목공사로 2028년 개항을 앞두고 있는 울릉공항 건설현장 전경 ⓒ뉴데일리
    ▲ 울릉지역 최대 토목공사로 2028년 개항을 앞두고 있는 울릉공항 건설현장 전경 ⓒ뉴데일리


    울릉도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건설 중인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전반적인 안전대책 점검도 필요하단 지적이다.

    그간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지난 연말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를 지켜본 뒤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조직적 체계를 갖추는 모양세다.

    ◆수익성 따지며 공항등급 상향·비행방식 변경... 공항 크기는 그대로?

    19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당초 울릉공항은 50인승 항공기에 맞춰 설계됐다. 하지만 해당 기종으로 수익성을 내기 어렵다는 의견과 함께 주요 항공기 제작사들의 주력 제품이 50석에서 70~150석으로 바뀌고 있는 점 등이 변수가 됐다.

    게다가 2023년 ‘항공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소규모 도서공항 취항에 적합한 소형항공운송사업의 좌석 수 제한이 국내선 한정 50석에서 80석으로 늘어남에 따라 국토부가 80인승 항공기가 이·착륙 할 수 있는 규모로의 공항 건설을 추진하면서 설계변경이 불가피해졌다.

    공항은 통상 항공기의 날개폭과 최대 이륙거리 등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2C는 50인승, 3C는 80인승 항공기가 취항할 수 있는 공항으로 분류된다. 국토부가 울릉공항 취항을 염두에 두고 있는 프랑스 ATR의 'ATR 72'와 브라질 엠브라에르의 'E190-E2' 항공기는 날개폭 24∼36m, 최소 이륙 거리 1200m 이상으로 3C에 해당한다.

    '공항·비행장 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 기준'에 따라 공항도 이 기준에 맞게 지어야 한다. 울릉공항은 당초 1200m의 활주로를 따라 폭 140m의 착륙대를 만들고 있었지만 3C 등급 공항이 되려면 활주로 양끝(종단)부터 중앙으로 150m 이내까지는 폭 150m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착륙대 끝엔 최소 90m 이상의 종단안전구역(240m 권고)도 설치할 의무가 있다. 당초 울릉공항 설계에는 종단안전구역도 포함되지 않았다.

    끝내 국토부는 2023년 9월, 착륙대 폭을 150m로 변경하고 공항 등급도 2C에서 3C로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설계변경안을 발표했다. 동시에 착륙대 확장으로 인한 사업비 추가분을 줄이기 위해 기존 계기활주로에서 비계기(시계)활주로로 설계를 전환했다.

    항공운항학회지(2024년) '울릉공항 결항률 증가 조건에 따른 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울릉공항은 소형공항으로 엠브라에르(Embraer) E-190기종과 터보프롭 항공기 ATR-72, ATR-42 기종이 고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190 항공기의 이착륙 성능은 착륙거리는 1215m로, 현재 1200m로 개발 중인 울릉공항 활주로에는 최대착륙중량으로는 운항이 어려워 하중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국토부는 공항 크기는 그대로 두고, 비행방식만 바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 셈이다.

  • ▲ 지난 11일 울릉공항 추진위원회는 사동항 여객선터미널서 집회를 열고 '활주로 연장 및 종단안전구역 확장을 촉구하고 있다. ⓒ추진위원회 제공
    ▲ 지난 11일 울릉공항 추진위원회는 사동항 여객선터미널서 집회를 열고 '활주로 연장 및 종단안전구역 확장을 촉구하고 있다. ⓒ추진위원회 제공


    ◆‘짧은 활주로’가 사고 위험 키운다... “무안공항 보다 위험”

    무안공항 사고를 지켜본 울릉주민들은 안정성에 대해 격앙된 반응이다. 사고가 난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는 2.8km로 인천공항(3.7km)과 김포공항(3.6km)보다 짧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무안공항 활주로가 길었다면 항공기가 동체 착륙 후 멈췄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울릉공항을 비롯해 오는 2030년 개항 예정인 백령공항과 2029년 개항 목표인 새만금 국제공항의 활주로도 '짧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릉과 백령공항 활주로는 1.2㎞, 새만금 공항은 2.5㎞로 설계됐다.

    문제가 불거지자 울릉공항 추진위는 지역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었고 지난 11일 울릉(사동)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 촉구·결의 대회’도 열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80인승 항공기가 비계기 활주로서 안전히 이·착륙 할 수 있도록 활주로 길이와 폭을 대폭 확장해야 한다”면서 “공항 건설은 단순 예산 문제가 아닌,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울릉지역 곳곳에는 ‘활주로 연장 없이 안전도 없다’, ‘활주로 연장은 선택 아닌 필수’, ‘무안공항 참사, 다시 재현되면 누가 책임지나’ 등 활주로 연장 촉구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내걸렸다.

    정종석 울릉공항 활주로연장 추진위 사무국장은 “무안공항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같이 단 한번의 착륙 실패는 돌이킬 수 없는 참사로 이어지게 된다”며 “울릉공항은 준공되더라도 80인승 여객기가 운항하기엔 결항률과 안전성 측면에서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고 꼬집었다.

    울릉공항 추진위는 오는 21일~22일 양일간 국토교통부 등을 직접 방문해 활주로 길이 연장과 종단안전구역 확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전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