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어항 울릉 저동항 일원서 1~2일 양일간 열려전국 각지서 4000여 명 운집... 폭염보다 뜨거운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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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요한 울릉청년단장이 올해로 36회째를 맞은 울릉도 해변가요제의 개막을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아 어쩌면 좋아. 너무 재미있어. 울릉도에서 무대에 올라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이게 여름이지, 이게!”경북 울릉 저동항 야외 특설 공연장으로 향하던 한 관광객이 속이 시원하다는 듯 “이게 여름”이라고 외쳤다. 먹거리 부스 앞 땡볕 아래서 공연 시작을 기다리던 관객들은 “울릉도에 와서 축제를 본다는 것은 특별하잖아. 이 순간을 즐겨야지!”라며 크게 웃었다.연일 지속되는 무더위 속에서 열린 ‘제36회 울릉 해변가요제’(이하 해변가요제)는 단순한 음악축제가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열기를 뿜어내는 용광로였다.개막식이 시작될 무렵부터 풍성한 섹소폰 소리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체감온도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토시와 모자 등으로 중무장한 관객들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빨리 무대에 올라 마음껏 장기를 뽐내겠다”는 노래 경연 참가자들의 당찬 각오와 관객들의 외침 속에 수많은 사람이 잰 걸음으로 공연장으로 향했다. -
- ▲ 저동항 야외 특설무대가 관객들로 가득 차 있다.ⓒ뉴데일리
코끝을 찌르는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야외 부스를 찾는 발길도 이어졌다. 울릉청년단 부녀회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먹거리를 준비하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듯 축제를 즐기기 전 배를 채우기 위해 삼삼오오 몰린 이들도 눈에 띄었다.오후 7시쯤 되자 서요한 울릉청년단장이 여름 밤 비상하는 갈매기 만큼이나 우렁찬 개회사로 축제의 막을 올렸다. 이후 무제한 노래 경연 참가자들의 가요제 예선전이 펼쳐진 저동항 야외 특설 무대는 관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채워졌다. 저마다 목이 터져라 흥겨운 노래 실력을 뽐내는 참가자들에게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 갈채를 보냈다. -
- ▲ 무제한 노래경연에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라 열창하고 있다.ⓒ뉴데일리
1989년 시작한 해변가요제는 올해로 36주년을 맞았다. 오랜 세월 명맥을 이어온 가요제인 만큼 가족 단위 관객도 적지 않았다. 어린 자녀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부모가 아이를 목마 태운 채 공연을 보기도 하고, 어느덧 노년이 된 관객이 중년의 자녀와 함께 방문하기도 했다.노래 경연에 참가한 박정미(47·여·부산) 씨는 울릉도에서 자신 안에 숨어 있던 음악에 대한 향수를 일깨우는 특별한 추억을 쌓고 간다고 말했다. 박씨는 “민족의 섬 독도도 보고, 울릉도에서 아름다운 밤 바다를 배경으로 낭만 한 스푼을 더할 수 있어 좋은 기운을 담아간다”고 했다.울릉도의 전통·전략축제로 자리매김한 해변가요제는 수많은 이에게 낭만을 안기면서 첫날 밤을 마무리했다. -
- ▲ '트로트 퀸' 가수 은가은이 축하 공연을 펼치고 있다.ⓒ뉴데일리
축제 이튿날은 ‘트로트 1호 부부’라는 수식어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박현호·은가은 부부의 축하공연 소식에 전날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무제한 노래 경연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들은 저마다 무대에 올라 여름 밤을 휘감는 폭발적 라이브를 선보였다.이어진 가수 박현호·은가은의 공연은 단연 인기였다. 이들 부부의 청량한 목소리는 가요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별빛이 수놓은 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1시간여의 공연 동안 관객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했다가 흥겨운 춤사위를 펼치는 등 음악에 온몸을 맡겼다. -
- ▲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으며 해변가요제의 화려한 막을 장식하고 있다.ⓒ뉴데일리
이날 축제의 마지막은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웅장한 폭발음과 함께 밤문화 불모지와 다름없던 섬마을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쏘아 올린 불꽃은 밤하늘 별과 함께 장관을 이뤘다.향토 발전과 건전한 사회생활, 문화 안착을 도모하기 위해 뭉친 섬마을 청년들이 ‘행동하는 양심, 실천하는 봉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명맥을 이어온 울릉해변가요제는 문화의 공기를 바꾸는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