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크루즈 김귀홍 선장 “전문가·운항자는 앱 예측의 한계(파고·풍속 오차) 인지, 현장 경험과 관측을 병행해야”
  • ▲ 김귀홍 울릉크루즈 뉴시다오펄호 선장.ⓒ뉴데일리DB
    ▲ 김귀홍 울릉크루즈 뉴시다오펄호 선장.ⓒ뉴데일리DB
    그간 기상망명족이 가장 많이 보고 있는 체코의 기상앱 ‘윈디’ 등 ‘글로벌 기상앱’ 활용과 관련, 현역 선장이 한 해양 전문지에 쓴 기고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울릉~포항을 오가는 울릉크루즈 소속 카페리여객선 뉴시다오펄호의 김귀홍 선장. 김 선장은 최근 일반인과 많은 운항자들이 ‘글로벌 기상앱’을 신뢰하는 가운데, 본인의 항로 운항 경험을 토대로 앱 활용 관련, 직접 고찰한 몇 가지 중요 사항을 짚었다.

    그는 울릉~포항 항로는 짧지만, 동해 특유의 난류·한류 영향으로 파고 변화가 매우 심하고 해안선이나 다른 섬이 파도를 막아주는 구조가 없어 파고의 직접 영향을 받는 등 내항여객선 항로 중에서도 가장 특수성이 강한 항로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선장은 풍향과 풍속, 파고의 정확도 차이, 예컨대 유럽의 ECMWF와 미국의 GFS, WW3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글로벌 기상앱’의 경우, 대체로 풍향은 비교적 신뢰 할 만 하지만, 풍속과 파고는 실제 해상에서의 경험치를 비교해 볼 때 상당한 차이를 보임에 따라 특수한 환경 영향이 큰 해역에서는 예보 모델이 실제 파고와 풍속앱 차이가 예측보다 높거나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빈번함을 운항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파고 예측의 한계는 해상 운항 시 가장 민감한 요소로, ‘글로벌 기상앱’에서 제공하는 WW3 파고 예측 모델은 단기 국지성 파고 변화를 잡기에는 한계가 있고 울릉~포항 항로와 같이 수심 변화와 해협 효과가 큰 구간에서는 앱 상 1.5m 파고가 실제 3m 이상으로 체감되는 일이 빈번하다고 덧붙였다.

    또 김 선장은 ‘글로벌 기상앱’ 데이터를 토대로만 운항 여부를 결정해서도 안 된다는 견해를 내놨다. 

    물론, 해상기상상태에 따라 영업이익이 결정되는 수많은 이들의 고충은 충분히 이해되고 존중하지만 운항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기상앱’ 데이터만으로 결정하게 하는 것은 다중이 이용하는 대형 여객선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실제 안전 운항 결정에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운항자에게 필요한 접근 앱은 보조 자료(ECMWF, GFS, WW3)로 활용 가능하지만, 참고에 그쳐야 하고 기상청 해상특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 특히 울릉도 주변 해역처럼 지형·수심 영향이 큰 곳은 예측 오차가 크다는 점을 상시 유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귀홍 선장은 “글로벌 기상앱은 예보기관이 아닐뿐더러 예보를 생산하지 않는다”며 “앱의 FAQ에도 ‘우리는 모델 데이터의 시각화 제공자 일 뿐, 정확도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명시된 만큼 데이터를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안전 운항을 위해서는 기상앱 신뢰도에 의존하기 보다는, 경험과 관측, 전문적 판단이 필수다. 현대 기상앱은 유용한 도구임에는 틀림없지만 바다에서는 현장 경험이 최고의 안전장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