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금관총 95년만에 정식 재발굴 나서

국립중앙박물관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금관이 출토된 금관총 정식 발굴에 나섰다.

경북 경주시(시장 최양식)는 해방 이후 호우총을 시작으로 한국고고학의 발굴조사를 주도해 왔던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과 공동으로 금관총 발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금관총 발견 이래 95년 만에 첫 정식 발굴로, 금관총은 일제강점기 1921년 9월 경주 노서리의 한 주택을 수리하다가 우연히 금관이 출토돼 세상을 놀라게 한 무덤.

하지만 당시 금관총 조사는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발굴 나흘만에 유물만 급히 수습하고 조사를 끝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해방 이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박물관 자료를 꾸준히 정리해 오던 중, 2013년 금관총 출토 세고리자루 큰칼에서 ‘이사지왕’ 이라고 새겨진 왕의 이름을 발견하게 됐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은 공동으로 금관총에 대한 정식 발굴조사를 계획하고,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올 3월부터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금관총 조사는 다음달 2일 고유제를 시작으로 6월 말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현재 금관총은 많이 파괴된 상태이긴 하지만 발굴조사를 통해 무덤의 구조가 확인된다면 지금까지 불분명했던 무덤의 구조를 밝혀 낼 수 있는 기초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이러한 조사 결과는 현재 학계에서 논쟁 중인 ‘이사지왕’과 ‘금관총’ 피장자의 관계, 피장자의 신분 및 성별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케 할 것으로 보여진다.

경주시는 발굴 조사기간 내내 발굴 현장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정해진 시간을 통해 발굴조사의 진행과정도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국립경주박물관은 발굴과 연계해 지난해부터 전시해 온 ‘금관총과 이사지왕’ 특집진열을 발굴 만료일인 6월말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국립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금관총 정식 발굴에 대한 이유로 “일제가 조사한 자료들은 당시 일본 제국주의의 시각이 담겨진 것으로 많은 문제가 있다”며 “일제강점기 조사 자료는 해방 이후 우리의 인식과 연구 성과를 재해석한 다음 새롭게 정리해 연구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