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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가 16일 현 시국에 대한 정치권의 해결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급작스레 이날 오후 2시 예정된 선언문 발표를 취소하면서 갈팡질팡 행보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시의회는 이날 오전 9시30분 ‘새누리당은 집권당으로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달라’는 제목으로 시국선언문을 통해 현 시국에 대한 집권당의 책임있는 자세 촉구와 중앙집권 체제에 대한 권력분산이 필요하다는 선언문을 시의원 전체 29명 일동명의로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중에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친박계’ 정우택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일부 시의원이 시의원 전체 명의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데에 따른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시의원의 갈지(之)자 행보를 두고 정치권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행보라는 지적이 많다. 당장 이날 오전까지만 시의원 전체가 의견일치를 보고 선언문 발표를 한다고 했는데, 오후 정우택 원내대표 당선이 되자마자 곧바로 선언문 발표를 취소해 국회의원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비난과 시의원의 가벼운 행보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동희 시의회 원대대표는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선출된 미묘한 시점에서 당의 화합이 필요한 시점에서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 유보했다”면서 “찬성하지 않은 의원이 있는 등 미묘한 입장차이가 있었다”고 머쓱해 했다.
의회 주변에서는 급작스레 발표 취소를 두고 시의원의 정치권 눈치보기가 그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어차피 친박과 비박이 극한 대립을 하면 새누리당 분당 등 정치권 변화가 불가피한 마당에 굳이 시의회가 나서 선언문을 통해 “새누리당 반성” 운운하는 것이 시의회 입장에서 너무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배재훈 대구시의회 원내부대표는 “몇몇 의원이 의견을 바꿔 유보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