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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입국비자가 막히고 출국이 제한됐을 때는 하루라도 빨리 일본으로 나가고 싶었는데 막상 재류 자격을 받고, 오늘 출국하려니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야 한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지난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한 김정원 씨(25)가 한 말이다. 일본 취업을 향한 김 씨의 노력은 그야말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시구가 떠오른다.
인천 한 인문계 고교를 졸업한 그는 해외 취업이라는 꿈을 안고 2016년 대구 영진전문대학교로 유학해 6년 만에 꽃을 활짝 피웠다.
하지만 그의 취업도전기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일본 취업반에 들지 못한 그는 어떻게든 그 꿈을 이룰 각오로 휴학 후 일본 어학연수 길에 올랐다. “부족한 일본어 실력, 본가 도움 없이 연수 생활을 한다는 것은 ‘맵디매운 터널’을 통과하는 것만 같았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자비 연수를 위해 여러 업종 아르바이트를 지원, 꼬치 튀김 가게서 일을 시작한 그에게 어느 날, 선배 아르바이트생이 “이 테이블 좀 닦아”, 이 말을 알아듣지 못해 허둥대자 “당신은 바보입니까”라는 말을 들었고, 많은 손님 앞에서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말았다.
연수를 그만둘까 하던 그는 ‘앞으로 어떠한 상황 속에서 어떠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모르는데 고작 이런 일로 꿈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각오를 다졌고, 유니폼에 수첩과 펜을 넣고 모르는 일본어는 반드시 메모하고,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숙소에서 복습했다.
이렇게 일본서 6개월을 보내며 “‘때문에’를 ‘덕분에’로 바꾼다”는 교훈을 얻었고, 복학 후 ‘일본IT과’에 들어갈 수 있었다. 김 씨는 지난해 일본어능력시험 JLPT 1급이자 만점을 획득했다. 뿐만 아니라 교세라 커뮤니케이션시스템에 2021년 7월 조기 합격했다. 이런 그의 사연은 이 대학교 인문학백일장에서 장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달 1일 집에서 원격으로 교세라 커뮤니케이션시스템 입사식에 참가한 김 씨는 출국 전까지 줄곧 온라인 연수를 받아왔다.
그는 “일본 항공권과 현지 격리기간 호텔비, PCR 검사비, 사택 등 회사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 덕분에 일본 정착 초기 비용을 거의 제로에 가깝게 줄이고 가게 돼 회사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일본 취업을 준비 중인 후배들에겐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졸업 학년 때 기업을 분석, 조사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지원하고 싶어도 채용 과정이 이미 종료된 경우가 많다. 때문에 3학년 전부터 스스로가 어떠한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지 생각하고 사전에 기업을 연구한다면 채용 시즌에 원하는 기업에 내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팁을 전했다.
일본이라는 무대에서 새로운 환경·사람·문화·기술에 나날이 자극을 받으며 100%의 능력을 가진 오늘의 나보다 1%라도 성장한 내일의 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그는 “다양한 IT분야에 지식을 겸비한 솔루션 엔지니어를 목표로 한다”며 당찬 표정을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