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과 시민이 함께 만든 국제행사, 세계가 주목한 문화도시로 도약
  • ▲ 지난 1일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모습.ⓒ경주시
    ▲ 지난 1일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모습.ⓒ경주시
    천년의 고도 경주가 다시 세계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27일부터 1일까지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성황리에 막을 내리며, 경주는 문화와 산업, 그리고 시민이 함께 만든 ‘참여형 국제행사’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지속가능한 내일(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을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21개 회원국 정상과 경제인, 언론인 등 2만여 명이 참석했다.

    보문관광단지 국제회의복합지구(HICO) 일대는 세계 각국 대표단과 시민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으로 변했고, 신라 천년의 문화와 첨단기술이 결합된 ‘K-APEC 경주 모델’이 전 세계에 소개됐다.

    경주시와 경상북도는 지난 2021년 7월 APEC 유치 선언 이후 3년간 범시민 유치운동을 전개했다. 시민 146만 3874명이 서명운동에 참여했고, 500회 이상의 지지선언과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는 도시 전반을 변화시켰다. 거리와 상점, 숙박시설은 손님맞이 운동으로 새 단장을 했고, 깨끗한 거리와 밝은 미소가 도시의 품격으로 자리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시민들이 거리의 주인이 되어 손님을 맞이한 덕분에 이번 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품격 있는 행사로 기억될 것”이라며 “행정이 아닌 시민이 만든 성공의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 ▲ 지난달 17일 오전 경주시청 로비에서 APEC 정상회의 점검차 경주를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와 주낙영 경주시장이 직원들의 환영 속에 웃음을 짓고 있다.ⓒ경주시
    ▲ 지난달 17일 오전 경주시청 로비에서 APEC 정상회의 점검차 경주를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와 주낙영 경주시장이 직원들의 환영 속에 웃음을 짓고 있다.ⓒ경주시
    정상회의가 열린 보문단지 일대는 회의장, 숙박시설, 도로, 공원, 조명 등 전면 정비를 거쳤다. 대릉원과 첨성대는 미디어아트와 홀로그램 기술로 재탄생했고, 황남빵·곤달비나물·천년한우 등 지역 식재료는 정상 만찬 메뉴로 오르며 ‘가장 한국적인 도시’의 품격을 높였다.

    국내외 언론은 경주를 ‘세계가 주목한 문화도시’로 평가했다. 신라의 정신이 깃든 문화유산에 첨단 영상기술이 더해져 미래도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APEC 개최로 경제적 파급효과는 7조 4천억 원, 취업유발 인원은 2만 3천여 명에 달한다. 행사 기간을 포함한 올해 3분기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97만 2천여 명을 기록했다.

    경주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MICE 산업 중심의 국제회의도시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 보문단지 일대 숙박·교통·보행환경이 개선되고, 시가지와 사적지가 생태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또한 포항경주공항 국제선 부정기편 운항 추진과 KTX 증편 등 교통 인프라도 대폭 확충됐다.

    경주시는 APEC 성료를 계기로 ‘포스트 APEC 본부’(1본부 3과 규모)를 신설하고, 전략기획·미래산업·디지털정책 3대 전담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포스트 APEC 10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세계문화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과제는 △세계경주포럼 정례화 △APEC 문화의 전당 조성 △보문단지 대(大) 노베이션 △글로벌 CEO 서밋 창설 △AI 새마을운동 △신라통일평화공원 조성 △한반도통일미래센터 유치 등이다. 이는 APEC을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는 전략이다.
  • ▲ 주낙영 경주시장이 지난달 29일 경주 엑스포대공원 APEC경제전시관에서 열린 Invest Korea Summit 2025 현장 투자설명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경주시
    ▲ 주낙영 경주시장이 지난달 29일 경주 엑스포대공원 APEC경제전시관에서 열린 Invest Korea Summit 2025 현장 투자설명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경주시
    주낙영 시장은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천년의 역사를 품은 도시 경주가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나서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이 모든 성과는 시민 한 분 한 분의 힘으로 이뤄낸 결과였다”며  “지난 3년의 여정을 행정이 아닌 시민이 완성한 기적”이라 회상했다.

    또 “올해만 APEC 클린데이를 350회 이상 전개해 깨끗한 거리와 질서 있는 교통문화를 만들었고, 시민의 미소가 곧 경주의 품격이 됐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지방도 세계를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라의 유산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미래의 자산”이라며, “황룡사와 첨성대, 보문호의 빛이 첨단기술과 만나며 경주는 문화와 산업이 공존하는 도시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APEC이 끝나고 남은 것은 건물도 숫자도 아니다. 남은 것은 시민의 자각과 도시의 자존감이다. APEC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경주는 과거의 도시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시민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