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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대구 수성갑 출마를 굳히면서 출마를 두고 곳곳에서 반발조짐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내 뿐만 아니라 대구 수성갑 지역, 대구경북 의원 일부도 김 전 지사의 출마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김 전 지사의 수성갑 출마까지는 넘어야햘 산이 첩첩산중이다.
새누리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구 수성갑, 서울 영등포갑 당협위원장 공모 절차를 확정했다. 김 전 지사는 이달 말 공모가능성이 높은 당협 조직위원장에 정식 공모를 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수성갑은 당장 당협 조직위원장이 누가 되느냐로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까지는 김 전 지사가 유리한 고지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김 전 지사 출마를 두고 지역에서는 ‘낙하산 후보논란’이 불을 붙고 있다.
강은희 국회의원은 12일 오전 10시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직위원장 공모에 나설 뜻임을 분명히 밝히고 수성갑 도전에 적극 나섰다.
강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대구 수성갑은 지금까지 지역주민 의사와 달리 ‘주민을 (발로) 딛고 가는’ 정치를 많이 했다”면서 “이제는 ‘주민을 머리에 이고 가는’ 정치가 필요하지 않나. 주민과 밀접한 생활정치를 펼쳐야 할 때”라며 김 전 지사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특히 “누가 더 국민을 위하고 주민을 위하고 거기 맞는 생활 정치로 보답할 수 있는지 그런 모습의 정치 필요할 때라고 본다”면서 김 전 지사의 낙하산 공천을 경계했다.
다음 주 초 수성갑 출마를 공식선언할 예정인 정순천 대구시의회 부의장 또한 김 전 지사의 낙하산 후보논란에 불을 지폈다. 정 부의장은 “김 전 지사가 이곳에 급작스레 내려오는 것은 지역민의 뜻과 반하는 것”이라며 김 전 지사와 분명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 분위기 또한 호의적이지 않다.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에 출마하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차기 대권을 노리는 분이 땅 짚고 헤엄치는 지역으로 출마해서야 되겠느냐” 부정적 입장을 보였고 부산출신인 박민식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부겸 전 의원에겐 (대구가) 가시밭길이지만 김 전 지사는 상당히 편한 길 아니냐”고 주장했다.
대구경북 일부 의원 또한 반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김 전 지사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수성갑에서 당선, TK(대구경북)를 기반으로 삼게 되면 지역 의원과 마찰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전 지사가 지난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와 마찰을 빚은 터라 지역의원으로서는 달갑지만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의원은 이날 “김 전 지사가 수성갑에 출마한다고 하니 이곳을 기반으로 대권을 꿈꾸려는 것 같은데 그렇게 호의적이지는 않다”면서 “수성갑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의원 내부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지사에게는 또 다른 아킬레스건이 있다. 그는 경기도지사 시절 수도권규제완화에 찬성하면서 ‘대(大)수도론’을 펼친 적이 있어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정리가 없을 경우 반발여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