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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극복하고 특수교사가 되기 위해 대구대학교(총장 홍덕률)에 입학한 새내기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대구대 특수교육과에 입학한 정현준(20)씨로 삼수 끝에 대구대에 입학했다. 4년 전액 장학생인 그는 캠퍼스에서 특수교사가 되기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재수를 하며 두 번째 수능 시험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2015년 10월 말경 정 씨는 왼쪽 눈이 붓고 아린 통증을 느꼈고 처음엔 눈 다래끼인줄 알고 동네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그 후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하루 종일 앉아 책을 봐야하는 때라 공부에 지장을 줬다. 하지만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통증을 참고 공부에 집중했다.
좋지 않은 몸 컨디션과 시험 부담감을 안고 본 두 번째 수능 결과는 좋지 않았다. 병원 진단 결과, 다래끼가 아닌 ‘악성 림프종’이라는 날벼락 같은 얘기를 들었고 그 후 지난 2016년 1월 림프종 제거를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그는 마음을 다잡고 삼수에 도전했다. 재수 때와 마찬가지로 학원에 가지 않고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했다. 재수 때 함께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했던 친구의 대학 진학으로 혼자 공부하며 외로울 때도 많았다. 그는 “혼자 밥 먹을 때가 가장 서글펐다”며 “요즘 유행하는 혼밥이 적성에 맞진 않았나 보다”고 웃으며 말했다.
삼수 생활 중 암 후유증을 겪었지만 꽤 준수한 세 번째 수능 성적표를 받아 들은 그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이 가능할 정도였지만, 아픔을 겪은 후 그의 생각은 달라졌다.
그는 “이번 경험으로 아프고 장애가 생기는 일이 언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공무원도 물론 좋지만 아픈 이들을 돕는 일을 한번 해보고 싶어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경제적인 면도 이번 선택의 또 하나의 이유가 됐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으로 서울에 가면 등록금과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아래 대구대에서 4년 장학 혜택과 기숙사비 등을 지원받으며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러한 결정에 부모님이 든든한 후원이 큰 역할을 했다. 어머니인 오윤영(42) 씨는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있듯이, 아들이 새로 찾은 특수교사의 꿈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