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명대학교(총장 신일희)가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지난 1899년 대구에 설립된 제중원(계명대 동산병원 전신)이 재조명되고 있다.
제중원은 당싶 보건교육과 의료봉사를 시작하면서 계명대의 바탕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동산병원은 다음달 15일 중구 동산동에서 달서구 성서캠퍼스로 이전한다. 전국 최대 규모에 속하는 대학병원(대지 4만228.4㎡, 연면적 17만9218.41㎡, 지상 20층, 지하 5층, 1041병상)으로 대구의 의료 환경을 크게 바꾸는 상징이 될 전망이다.
제중원 이후 120년 동안 한결같은 자세로 인술(仁術)을 실천하며 계명대와 함께 성장한 소중한 결실으로 평가받고 있다.
◇ 교육과 의료통해 봉사와 인재양성
계명대는 미국 북장로회 선교부가 대구에 보낸 선교사들이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시작했다. 교육과 의료를 통해 봉사와 인재양성의 숭고한 사명을 이어오고 있는데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다시 일으키는 데 필요한 인재양성에도 최선을 다하는 등 120년의 정직한 노력을 통해 계명대는 국내 대표적인 명문 사학으로 성장했다.
계명대의 뿌리는 의료선교사 우드브리지 존슨 박사(1869~1951·한글 이름 장인차)가 대구 선교기지에 제중원을 설립한 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존슨 박사는 대구약령시 쪽에 제중원을 설립하고, 1901년까지 환자 2000여 명을 보살폈다. 1903년에는 현재 동산병원이 있는 대구 중구 동산동으로 이전해 1906년 제중원을 신축했다. 제중원의 규모가 커지자 환자도 크게 늘었다. 이 무렵 의학도 7명을 선발해 서양의학을 교육했다.
존슨 박사가 대구에 제중원을 설립할 수 있었던 계기는 1882년 3월 우리나라가 미국과 체결한 조미수호조약에 따라 미국 북장로회 선교부가 대구를 평양 및 서울에 이어 선교의 중심지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구 선교의 책임자였던 제임스 아담스 선교사(1867~1929. 한글이름 안의와)는 존슨 박사를 지도했다.
-
아담스 선교사는 존슨 박사와 대구에 함께 살면서 교회를 설립하고 교육과 선교에 힘을 쏟았다. 이후 아담스 선교사의 아들인 에드워드 아담스 선교사(1895~1965. 한글이름 안두화)는 1954년 최재화 목사, 강인구 목사 등과 계명기독대학을 설립했다. 계명기독대학은 1964년 계명대학으로 교명을 변경한 뒤 발전을 거듭해 1978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됐다.
1980년은 계명대가 도약하는 역사적 발판을 마련한 시기이다. 동산기독병원을 통합해 계명대 의과대학 부속 동산병원으로 위상을 새롭게 했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교육과 의료를 추구한 공통점을 기반으로 교계와 학계, 지역사회의 공감대 속에서 통합을 이뤄냈다.
또 대구 남구 대명동에 자리 잡았던 계명대는 1996년 본부를 달서구 성서캠퍼스로 옮기면서 성서 시대를 열었다.
계명대는 120년 동안 제중의 정신을 한 결 같이 실천하고 있다. 제중은 박시제중(博施濟衆)의 줄임말로 ‘백성에게 널리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제한다’는 뜻이다.
신일희 총장은 “계명대의 저력인 개척정신은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는 지금 시대를 이끄는 역량이 될 수 있다”며 “120년 전통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굳건한 디딤돌이 되도록 구성원들과 마음을 모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