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 행정통합 다시 꺼내 “대선 후 불 붙을 것”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내년 지방선거 이후로 추진이 연기된 대구경북행정통합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 지사는 대선을 치르고 나면 행정통합의 불이 다시 붙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자치분권 강화를 요구하고 내각제 개헌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이 지사는 6월 1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판을 엎어라’는 주제의 특별 초청 강연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판을 바꾸는 세 가지 구체적 방안으로 ‘통합’, ‘자치분권 강화’, ‘개헌’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의 판을 바꾸는 첫 번째 방안으로 통합을 들면서 “지난해 연말 기준 수도권 인구는 전국 인구의 50.3%인 2,600만 명, 인구뿐만 아니라 GRDP나 일자리도 전국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새로운 국가균형발전 모델로 통합을 통한 도시화를 제안했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대구와 경북을 합쳐 수도권과 맞서고 세계와 겨룰 수 있는 더 큰 대구를 만들기 위해 추진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공론화가 늦어지면서 열기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대선 국면을 맞아 정치권의 관심도 부족해 장기과제로 넘기게 되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대선이 끝나면 통합의 불이 다시 붙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통합에 대한 방향성과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만큼 국가적 아젠다로 가져가야 한다. 대선 공약화하고 광역단체간 통합에 관한 법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 지사가 판을 바꾸는 두 번째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자치분권 강화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전국 17개 시도 중 재정자립도가 50% 이하인 곳이 12곳에 이른다. 이에 따라 이 지사는 도지사가 되고 나서 중앙부처에 가서 사정하는 게 일이라며 대부분의 단체장이 비슷하다는 말로 지방의 어려운 현실을 설명했다.
 
이 지사는 재정 불균형이 지역격차를 심화시키고 지방낙후를 불러오고 있다며 재정분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방세 비율을 높여도 지역마다 지방세 세원 분포의 불균등에 따라 단순히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으로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의 판을 바꾸는 세 번째 방안으로 ‘개헌’을 꺼내 들었다. 이 지사는 역대 대통령들이 ‘퇴임 뒤 불행’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인사권과 예산을 모두 가진 지금의 대통령제 하에서는 어떤 사람이 되더라도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대부분의 선진국이 내각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내각제로 전환할 때가 되었다”며 정치권에 화두를 던졌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이 이렇게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훌륭한 국민들과 훌륭한 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도자를 너무 폄훼하지 말고 통합과 화합으로 미래로 가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로 특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