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울릉도 물가(주거비·생활비)등 주된 이유저연차 공무원 330명, 관사 80세대 턱 없이 부족
  • ▲ 울릉군청 전경 ⓒ뉴데일리
    ▲ 울릉군청 전경 ⓒ뉴데일리
    “국토 최동단의 유일한 지자체 이자 민족의 섬, 독도의 모도인 울릉도서 공직사회의 첫발을 내딛게 된 설렘도 잠시, 주거문제와 높은 물가에 생활을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북 울릉군의 저연차 공무원 면직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열악한 생활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5년간 울릉군의 저연차 공무원 의원 면직자 수는 104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면직은 ‘본인의 청원에 의해 직위나 직무를 해면하는 것’을 말한다.

    매년 면직자 수가 평균 20명 이상 발생함에는 ‘주거 등 실생활’ 즉, 의·식·주 문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게 공직자들의 주장이다.

    현재 울릉군의 저연차(9·8·7급) 공직자 수는 330명인데 반해 관사 세대수는 80세대(울릉읍 48, 서면 21, 북면 11)에 그쳐 주거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지만 예산 재원 확보와 토지 확보 등 여건이 녹록치 않아 당장 해결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울릉지역의 주택 임대는 1년 단위 사글세(집주인과 세입자가 월세계약을 맺을 때 계약기간에 해당하는 보증금과 월세액을 일시불로 전부 선납 지불하는 것)로 평균 1년 임차비가 800만 원 ~ 1000만 원에 달한다. 이마저도 매년 증액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울릉도의 경우, 모든 생필품과 식자재가 해상교통수단(여객선·화물선)으로 운송됨에 따라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가가 높은 탓에 한 끼 식사의 경우, 정식(백반) 기준 9,000원 ~ 10,000원을 호가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9급 공무원 기준, 초임 월 급여는 직급비 17만 5000원, 급식비 14만 원, 대민지원비 5만 원, 특수지 근무수당 4만 원 등 각종수당과 본봉 포함 총 240여만 원 선으로 관사를 배정받지 못한 이들은 주거비 등 생활비에 고초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남한권 군수 취임 후 직원들의 부담경감을 위해 울릉군 보건의료원 구내식당 활성화를 추진, 중식 한 끼 6000원의 자율 배식대를 운영하고 있지만 수용 인원의 제한과 의료기관의 감염병 발생 우려를 낳고 있어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저연차 공직자들의 월 급여 수준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에 일각에서는 “주택난 해결 문제에 앞서 ‘공직자 직원식당 운영’으로 한 끼 정도는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울릉도는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가가 높다”며 “지역 상권 살리기도 좋지만 공직자들이 점심 한 끼 사먹지 않는다 해서 관광지 이기 때문에 큰 타격을 입진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구내식당 운영을 하더라도 식당 휴무일과 저녁 회식 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되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경북지역 지자체 22곳 중 14곳이 자체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군 단위 지자체는 6곳이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 9급 공무원 A씨는 “울릉도에서 공직생활의 첫 발을 내딛는다는 자부심으로 시작했지만,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하는 현실에 자괴감이 든다”며 “공무원이기 전에 지역민이고 사람이기에 저희들의 어려운 사정을 잘 헤아려 주셔서 당장 관사 문제는 해결이 어렵더라도 구내식당 신설은 적극 추진 됐으면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대해 울릉군 관계자는 “저연차 공직자들의 면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방소멸과 인구감소 등에 대한 근본적이고 실체적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며 “해답의 일환으로 구내식당 설치·운영도 지역 상인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실마리를 풀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